영화 '협녀:칼의 기억'(이하 '협녀')이 '와호장룡' 부럽지 않은 한국형 무협극의 탄생을 이뤄냈다.
고려 말, 세 검객의 비극적인 운명을 다룬 '협녀'가 화려하면서도 수준 높은 무술로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볼거리를 선사할 전망이다.
특히나 '무협' 장르는 '와호장룡', '엽문', '용문비갑' 등 중국 영화의 전유물과도 같았지만 국내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무협 영화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영화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내고 있다.
'협녀'는 세 검객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만큼 액션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영화. 물론 극의 중심에는 비극적인 가족사와 복수 등 묵직한 스토리가 자리잡고 있지만 그 스토리를 더욱 맛깔나게 만들어주는 건, 부인할 수 없이 액션이다.
이병헌은 무술 고수라는 설정 답게 간단한 손짓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을 저 멀리 날려버릴 수 있는 무공을 선보이고 전도연은 맹인이지만 우아한 검술로 수많은 적을 제압해나간다. 중국 무협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공중 부양은 기본이거니와, 나무도 간단히 오를 만큼의 무술 실력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배우들은 강도 높은 액션 훈련을 받았고 직접 고난이도의 액션을 소화해냈다. 무엇보다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검술이라는 점이 배우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는 후문. 이미 '지.아이.조' 시리즈, '레드:더 레전드' 등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던 배우 이병헌조차도 다시금 액션 훈련을 받아야 할 정도로 무협은 쉽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전도연은 검을 휘두르며 맹인 연기까지 소화해야 했다. 눈을 깜빡이지 않으며 검술을 펼치는 것은 천하의 전도연을 눈물나게 할 정도로 힘든 연기였다. 김고은은 모든 액션 장면이 와이어 액션이라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배우들의 노력 덕분에 퀄리티 높은 액션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무협영화에서와는 달리, 한국정 정서가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는 것이 '협녀'의 무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유백(이병헌 분), 월소(전도연 분) 그리고 홍이(김고은 분)를 둘러싼 한국적 드라마는 액션에 재미를 더한다.
높은 완성도와 묵직한 스토리가 나왔으니, 이제 한국형 무협극에 관객들이 쉽게 적응할까의 문제가 남았다. 중국 무협영화보다 드라마가 강해 조금은 낯설수도 있지만, 이제는 워낙에 친숙한 무협영화라 관객들의 적응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 보인다. '협녀'의 흥행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과연 '협녀'가 얼마만큼의 관객 호응도를 이끌어내 얼마만큼의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협녀'는 13일 개봉, 관객들을 찾아간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