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밤선비’, ‘갓준기’의 로맨스는 언제나 답이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8.13 06: 54

‘갓준기’라는 말 속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이준기는 언제나 자신이 맡은 역할을 120% 해낼 뿐 아니라, 여성 팬들을 사로잡는 로맨스 연기를 펼쳐 보이며 팬들을 양산(?)해낸다. 그의 이런 장기는 ‘밤을 걷는 선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12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에서는 양선(이유비 분)에 대한 연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성열(이준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성열은 아버지 조생(정규수 분)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죽음을 택하려던 양선(이유비 분)을 위로했다. 그는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던 그를 붙잡고 내려와서는 “물, 바람, 해, 그 모든 것이 네 아비가 목숨을 걸어 네게 주고 간 선물이다. 널 살리기 위해 네 아비가 죽었다는 것이 숨을 쉴 때마다 생각나고 죽을 만큼 아플 것이다. 세상에 홀로 남겨져 사는 게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살아라"고 말하며 양선에게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알려줬다.

성열이 이렇게 양선을 신경 쓰는 이유는 그를 정말 사랑하게 됐기 때문이다. 성열은 마음속으로 옛 연인 명희(김소은 분)에게 “이 아이를 외면할 수 없다.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다 명희야”라고 말하며 그를 잊고 양선을 택하겠다 결심했다.
이후 성열은 양선을 업고 자신의 집으로 왔다. 양선의 노비 문서를 꺼내며 “내가 네 주인이다. 오늘부터 내 허락 없이는 이곳을 떠날 수 없다. 내 허락 없이 아파서도 울어서도 안 된다. 이제 너는 내 것이니 함부로 해서도 안 된다”고 하는 성열의 말은 노비를 향한 주인의 말이라기보다는 사랑하는 이에게 하는 전하는 남자의 마음이었다.
이어진 것은 성열과 양선의 달달한 로맨스. 성열은 ‘집안일을 서책으로만 배운’ 양선이 만들어 온 식사를 맛있게 먹어줬고, 함께 서재에서 책을 읽다 잠이 들기도 했다. 또 정현세자 비망록을 푸는 중요한 단서를 찿아 낸 양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절정은 달밤 데이트였다. 성열은 자신이 부상을 당한 사이 양선이 화양각에 갔다는 소리를 듣고 놀라 그를 찾으러 갔다. 세손 이윤(최강창민 분)의 변심이 진짜라면 가장 첫 번째 표적이 될 인물이 양선이기에 그는 양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다.
화양각을 빠져나온 성열과 양선은 한동안 달밤 아래 손을 잡고 걸었다. 달빛 아래 조금 부끄러워진 양선은 “잘 따라갈 수 있으니 손 놓으셔도 된다. 화가 나신 겁니까? 왜요? 제가 시키지 않은 일을 해서요?”라고 물었다. 성열은 “일을 시키려고 내 곁에 두는 것이 아니”라고 했고, 양선은 “그럼 왜 저를 곁에 두시는 겁니까?”라고 그의 마음을 물었다.
이에 “왜일 것 같으냐”고 되묻는 성열. 그의 말에 양선은 “첫 번째 걱정이 돼서, 두 번째 제게 들인 공이 아까워서 세 번째”라고 말한 후 뜸을 들였다. ‘저를 연모하셔서’라고 생각했지만 차마 입밖으로 내지 못한 것. 성열은 "세 번째가 무엇인 줄 알고? 무엇인데 그러느냐“면서 시치미를 떼면서도 ”무엇이 되었든 내 답은 세 번째다“라고 말해 양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밤을 걷는 선비' 속 이준기는 여심 공략에 최적격인 캐릭터다. 과묵하고 생각이 깊으면서도, 좋아하는 여자에게 표현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그런 그의 마음은 무엇보다 애달픈 눈빛으로 표현된다. 흡혈귀로 본능을 번뜩일 때는 그보다 차가울 수 없다가도, 양선을 향해서 애절한 눈빛을 발산하는 모습에서는 애정이 뚝뚝 떨어진다. 사극이든, 현대물이든 로맨스 물살은 언제나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이준기의 로맨스 연기는 손에 꼽힐만큼 인상적이다. 자신있는 사극에서 여심을 사로잡고 있는 이준기에게 ‘갓준기’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이유다.
한편 '밤을 걷는 선비'는 인간의 본성을 잃지 않은 뱀파이어 선비 성열이 절대 악에게 맞설 비책이 담긴 정현세자비망록을 찾으며 얽힌 남장책쾌 양선과 펼치는 목숨 담보 러브스토리다. /eujenej@osen.co.kr
'밤을 걷는 선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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