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미혼인데 엄마 역할..싫지 않냐고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8.13 16: 53

배우 엄정화에게 '엄마' 역할은 특별하다. '베스트셀러', '몽타주' 등을 통해 비극적 상황에 처한 엄마의 연기를 펼친 바 있고 '몽타주'를 통해서는 여우주연상까지 품에 안았다. 아마 처절하게 울부짖는 '몽타주' 속 엄정화를 본 이들이라면 여우주연상 수상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는 못할 듯 싶다.
그런 그가 또 다시 엄마 역할로 돌아왔다. 이번엔 좀 다르다. 처절한 엄마가 아니라 밝고 따뜻한 엄마다. 물론, 엄정화의 도도한 매력도 찾아볼 수 있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여자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 하루 아침에 남편과 아이 딸린 애 엄마로 눈을 뜬다는 내용의 '미쓰 와이프'가 그 주인공이다.
의심의 여지 없이, 이미 두 번의 엄마 경력(?) 덕분인지 엄정화의 엄마 연기는 전혀 어색함이 없다. 연기력으로야 워낙에 유명한 그이기에 '미쓰 와이프' 속 엄정화는 물 만난 고기처럼 뛰어논다. 엄정화가 미혼이라는 사실 조차 잊어버릴 정도다.

새삼 엄정화의 미혼을 깨닫고 나면, 미혼인데 엄마 연기가 싫지는 않을까 싶은 걱정도 든다.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단다. 그저 영화를,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한때 영화에 대한 목마름이 심했던 적이 있어서인지, 그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감사하단다.
다음은 엄정화와의 일문일답.
 
- '미쓰와이프'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 시나리오 자체가 즐겁고 따뜻했다. 그런데 내가 나오는 장면이 많긴 하니까 부담이 가더라. 중심을 잘 잡고 재밌는 요소, 감정적인 요소들을 잘 가져가야 했다. 어느 날 촬영을 갔는데 겁이 나가지고 어려운 마음이 들긴 들더라. 잠깐씩은 그런 것들이 부담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는데 그런건 좋은 부담이라고 생각을 한다.
- 아직 미혼인데, 엄마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은 없나.
▲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여지껏 했던 엄마들이 슬펐었고 직접적으로 아이와 남편하고 가족을 이뤄본 건 처음이라 오히려 그런게 반갑기도하고 그랬다. 엄마로서의 변화가 이상하지는 않았다. 내가 영화를 계속 할 수 있다는 것,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그게 너무 감사하고 가수 활동을 하면서 영화 배우로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와중에 가수의 이미지가 많이 커지면서 오지 않는 기회들에 목이 말랐었다. 어느순간 다시 배우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되고 영화를 지금까지 꾸준히 할 수 있다는게 너무 감사하고 너무 행복할 따름이다.
- 송승헌과의 호흡은 어땠나.
▲ 송승헌과 작품에서 만나게 될지도 몰랐다. 정말 의외의 만남이었다. 송승헌이 멜로 장르를 많이 했고 청순가련 이미지의 여배우들과 많이 하지 않았나. 나는 청순가련은 아니니까(웃음). 이런 영화로 만나게 될지는 생각도 못했다.
-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결혼에 대한 환상은 생기지 않았나.
▲  생겼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참 멋진 일이구나, 이런걸 느꼈다.
- 덩치 큰 영화들과 경쟁하게 됐는데.
▲ 블록버스터 경쟁작들이 제일 무섭다. 진짜 블록버스터고 배우들이 빵빵하지 않나. 우리도 빵빵하지만 정말 작고 소박하고, 집밥 먹는 느낌이기 때문에 분명 틈새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와서 웃고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 작품 선택 기준이 있다면.
▲ 나한테 재밌게 읽혀지는 작품이 중요하다. 중간에 의문을 가지는 시나리오는 아닌 것 같다. 어떤 식으로 고쳐진다고해도 계속 읽혀지고 상상을 하면서 보는데 주인공에 나를 대입해서 상상이 그려지고 그 안에서 나도 공감할 수 있으면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어지는 것 같다. / trio88@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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