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감동" or "실망"…아이돌, 팬서비스의 딜레마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08.17 09: 12

"카메라 한 번 안 쳐다봐 주더라"
1년에 두 번 열리는 MBC '아이돌 육상 씨름 농구 풋살 양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는 내로라하는 정상급 아이돌이 대거 모이는 자리다. 즉 아이돌 멤버들의 운동 신경이 빛을 발하는 것. 달리기를 잘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 본인은 물론 팀 전체 인지도까지 올라가는 기회의 장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출연진에게 운동 신경 말고 한 가지 덕목이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아이돌이 모이는 만큼 팬덤 역시 구름 관중을 이루는 까닭에 어느 멤버 어떤 그룹이 특별한 서비스로 팬들을 감동하게 하는지도 관전 포인트가 됐다.

압도적인 팬서비스를 자랑하는 그룹은 B1A4다. 일명 '역조공(스타가 팬에게 선물하는 일) 아이돌'. 지난 2월에 진행된 설 특집 '아육대' 녹화 현장에서 멤버들은 스테이크 도시락, 밥버거와 과자 음료수 등 선물과 함께 직접 쓴 엽서를 덧붙여 두 배의 감동을 선사했다. 수작업으로 멤버들이 애정을 쏟은 정성스런 선물은 다른 팬덤에게까지 화제를 모았다.
이번 추석 특집에서도 B1A4의 '역조공'은 대단했다.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 실내체육관을 찾아 현장 응원 온 팬들에게 도시락 선물을 나눠 주며 의리를 지켰다. 한 팬은 "B1A4  '아육대' 온 팬들에게 아웃백 돌림. 도시락이 하나에 9900~25900원 하는데 '아육대' 온 B1A4 팬 170명, 오마이걸 팬 30명 대충 200명 사준 걸로 예상"이라는 글로 감탄했다.
이러한 '역조공'은 비단 B1A4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배고픈 팬들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정성과 마음을 다 하기 때문에 더 큰 찬사를 받고 있는 셈이다. 팬들이 먹을 도시락 옆에 문구가 다 다른 손편지 엽서까지 더하니 "역시 B1A4"라는 칭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과 달리 '아육대' 팬서비스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걸그룹이 있다. 티아라의 일부 팬들은 멤버들이 굳은 표정으로 녹화 내내 지쳐 있었다고 꼬집었다. 한 팬은 SNS에 "다른 아이돌처럼 도시락 주고 인사하고 사진 찍고 이런 거창한 걸 바라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최소한 팬 생각을 하는 척 해 줬으면 한다"는 저격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순식간에 티아라의 태도 논란이 불거지자 그들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다른 팬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티아라가 오후에는 계속 나와서 팬서비스 해 주고, 노래 같이 부르자 해 주고, 갈 때도 깨알 같이 인사했다"는 글을 썼다. 멤버들이 팬들의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과 선물로 받은 저녁 도시락 인증 사진까지 덧붙였다.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지만 어딘가 씁쓸하다. 아이돌 멤버들의 '역조공'이 팬들을 기쁘게 하는 반면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다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원성을 들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티아라의 경우에는 자칫 마녀사냥으로까지 번질 뻔했다. 가장 든든한 사랑을 보내 주던 팬들이 오해로 등을 돌릴 수도 있었다.
결국 티아라가 직접 해명했다. 티아라는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티아라의 웹드라마 '달콤한 유혹' 언론 시사회에서 "저희는 팬들 없으면 활동할 수가 없다. 혹시 저희가 팬 여러분을 서운하게 했다면 사과드린다. 계속 사랑해 주시고 많은 응원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팬서비스 때문에 울고 웃는 스타들.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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