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시장이 빠르게 돌아갈수록 일주일, 한 달, 일 년에 데뷔하는 신인 가수들의 수는 많아진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혹은 누구의 동생 그룹이라는 수식어는 늘어가며 아이돌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몇몇 팀들은 소리 없이 활동을 중단하고, 조용히 해체의 수순을 밟는다.
특히 보이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팬덤 확보가 힘든 걸그룹의 경우, 차근차근 탄탄하게 팬층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존재감 없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 믿음직한 팬덤을 모으는 필승 전략이 꼭 필요하다.
# 삼촌팬? 걸크러쉬? 노선정하기
걸그룹 팬덤의 경우 노선은 확실하다. 보이그룹은 팬덤의 대부분이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걸그룹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좋아하는 경우도 많다. 걸그룹들 사이에서 탄탄하고 오래가는 팬덤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방향성을 찾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대중적인 인기와 팬덤 사이 어떤 노선을 택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씨스타의 경우 대중성을 강조해 음원이 폭넓게 사랑받는가 하면, 소녀시대는 팬덤이 탄탄해 음반 쪽에 힘이 실린다.
느리지만 탄탄한 팬덤은 청순 콘셉트 걸그룹이다. 에이핑크가 단독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걸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처음부터 확실한 노선을 정하고 가요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핑크는 데뷔 때부터 줄곧 청순 노선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성도를 더욱 높였다는 분석. 단독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의 팬덤이다.
그런가 하면, 처음부터 여성 팬들을 타깃으로 한 걸그룹도 있다. 청순한 에이핑크를 좋아하는 삼촌 팬과 멋있는 언니들의 강렬한 무대를 즐기는 여성 팬도 있다. 2NE1과 포미닛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콕 집어서 아주 성공한 케이스다. 이쪽 노선을 택했다면, 무엇보다 일관성 있게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여덕'을 모아라
삼촌팬과 군통령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걸크러쉬', 여성 팬들의 영향력은 보이그룹이나 걸그룹 모두에게 꼭 필요하다. 소녀시대 멤버 태연과 미쓰에이의 수지, 2NE1의 씨엘 등이 남성 팬들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 팬들의 입장에서는 '멋있고, 예쁜' 따라하고 싶은 걸그룹의 팬이 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흔히 '여덕'이라고 표현한다.
가요 관계자는 "보이그룹 뿐만 아니라 걸그룹 시장에서도 여성 팬들을 잡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래도 남성 팬들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걸그룹에게도 여성 팬들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라고 밝혔다.
# '입덕' 멤버 살리기
'입덕' 멤버들 잘 활용할 필요도 있다. 'ㅇㅇ으로 입덕해 그룹 전체로 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팀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멤버 한 두 명은 꼭 필요한 존재다. 최근 1~2년차 걸그룹 중에서는 마마무 문별, 레드벨벳 예리, 여자친구 예린이 입덕 멤버로 떠오르고 있는데, 세 팀 모두 팬덤에 탄력을 받아 성장 중이다.
팀 이름을 알리는데도, 팬덤을 형성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입덕 멤버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팬들이 좋아하는 사소한 포인트를 놓치지 말고, 예능 등 무대 밖에서도 팬들과 소통해야 한다. /seon@osen.co.kr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