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가이드’, 여행 끝났지만 엄마의 인생은 지금부터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8.14 06: 57

주부들의 일탈이 끝이 났다.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 그리고 엄마를 벗어나 자신의 시간을 가진 이들의 해외여행에 마냥 유쾌한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단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집합 시간을 지키지 않아 가이드에게 면박을 받고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관광 도중 길을 잃어 국제 미아가 될 뻔 했던 아찔한 일도 있었지만 이 모든 경험 역시 여행의 일부였다.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온 ‘엄마’들은 낯선 여행지에서 소녀로 돌아갔고, 잊고 있었던 ‘나’를 찾았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가이드’에서는 프랑스 파리에서 6박 8일의 유럽 여행을 마무리하는 주부여행단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주부여행단은 그동안 고생했던 가이드들을 위해 서프라이즈 도시락을 준비했다. 새벽잠을 마다하고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아 30인분의 김밥과 샌드위치를 준비한 이들 덕분에 가이드들은 베르사유 정원에서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겼다. 6박 8일 동안 고생했던 몸과 마음을 ‘엄마의 손맛’으로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이어 안정환․권오중․박정철 역시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다. 여행의 마지막 날 저녁,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던 주부여행단을 위해 최후의 만찬을 준비한 것.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해 차린 진수성찬을 본 주부여행단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가이드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만족스러워했고, 유럽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했다. 식사를 마친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선물이 주어졌다. 그것은 바로 여행을 떠난 엄마 또는 아내를 향한 가족들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이었다. 평소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과 사랑한다는 말이 담긴 영상에 씩씩하고 밝은 모습으로 여행을 즐겼던 주부여행단은 눈물을 흘렸고, 가족들의 사랑에 행복해하며 우여곡절 많았던 생애 첫 해외여행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과 맞닿아 있다. 여행에서 돌아온 누군가는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누군가는 30년간 한 번도 닫아본 적이 없었던 가게에 휴일 팻말을 내 걸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여행을 위한 적금을 붓기 시작했다. 앞만 보고 달리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인생의 내리막길에 서 있다고 생각했던 순간. 잠시 쉼표를 찍고 제자리로 돌아온 이들의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가이드’는 권오중, 안정환, 박정철, 서울여대 김창옥 교수가 여행이 절실한 주부 8명과 유럽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았다. 출연자들은 지난 5월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를 거치는 6박 8일 여행을 다녀왔다. / nim0821@osen.co.kr
‘가이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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