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는 달라지지 않았다. 설마가 현실로, 연기 16년차 김태희가 ‘용팔이’에서 잠깐 등장했는데도 어색한 ‘발연기’로 본격적인 등장을 할 5회를 두렵게 만들었다.
김태희는 현재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서 누군가에 의해 식물인간이 된 한여진을 연기하고 있다. 여진은 초반 드라마 전개상 잠을 자고 있는 설정인데, 의식은 깨어 있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가끔 누구도 들리지 않는 말을 외치며 답답한 감정을 호소하는 연기를 하는 중이다. 지난 13일 방송된 4회는 여진이 투약받던 약이 멈춘 사이 의식을 찾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드디어 여진이 깨어났고, 본격적으로 오빠 한도진(조현재 분)과 상속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드디어 여주인공의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쩐지 불안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다. 1회 이후 조금씩 분량을 늘려오던 김태희는 4회에서 억울하고 답답한 속마음을 표출하는 감정 연기를 해야 했다. 소리를 지르나 다른 사람은 듣지 못하는 절박한 연기가 필요했다.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연기였지만 김태희의 어색한 발성은 귓가를 울렸다. 소리를 지르는데 장난처럼 느껴지는 연기는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요소.
한신그룹에 도사리는 음모와 맞물리며 더욱 창백하고 힘없게 느껴지는 여진. 그런 여진에게 김태희는 외모만 봐서는 최적화된 배우다. 핏기 하나 없는데 슬픔을 품고 있는 여진의 모습을 완벽히 표현한 것. 허나 연기는 예상한대로, 그리고 우려했던대로 달라지지 않았다. 얼굴 예쁜 배우가 연기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받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김태희의 늘지 않는 연기는 그가 외모적으로나 대중적인 인기나 큰 장점을 가진만큼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더 큰 일은 5회부터 김태희가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는 시기가 온다는 점. 잠깐 등장했는데도 변하지 않은 ‘발연기’를 보여준 그가 달라지는 기적이 발생할 것이냐가 ‘용팔이’의 현재 인기가 유지될지가 결정되는 관건으로 보인다. ‘용팔이’는 현재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배우 주원의 흡인력 높은 연기로 시청률 20%를 노리고 있다. 김태희가 본격적인 활약을 보여줘야 하는 6회부터는 16년이라는 활동 기간이 무색하지 않게 달라져 있기를 바라는 것은 안방극장의 큰 욕심일까. / jmpyo@osen.co.kr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