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재석이었다. 방송인 유재석이 녹화가 중단된 시간 동안 관객을 위해 무반주로 춤을 췄다.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웃음으로 승화한 노련한 진행이었다.
유재석은 지난 13일 강원도 평창군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열린 2015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가요제에서 가수로서 무대에 오를 뿐만 아니라 진행까지 책임졌다. 재치 있는 진행의 1인자인 유재석은 이날 4만 명의 관객이 자리한 가운데, 지루할 틈 없는 안정적인 진행을 책임졌다.
그의 기지가 빛난 것은 역시나 돌발상황이었다. 카메라 이상으로 녹화가 중단됐는데, 유재석은 술렁거릴 수 있는 악재를 호재로 바꿨다. 그는 무반주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메뚜기 댄스를 펼치고 각종 막춤을 보여줬다. 그의 몸을 사리지 않는 춤에 관객은 뜨겁게 환호했다. 방송 녹화를 위해 마련된 가요제. 허나 이 같은 가요제에는 이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모였다.
이 같은 정성을 제일 잘 아는 이 프로그램의 수장인 유재석은 잠시도 지루할 틈을 만들지 않는 배려 넘치는 진행을 했다. 덕분에 관객은 무반주에 몸을 흔드는 국민 MC를 마주할 수 있었다.
또한 송해와 함께 국민 MC로 불리는 이유가 증명됐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유재석이라는 방송인을 좋아하는지,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관객은 유재석의 생일을 기억했다. 14일 생일인 유재석을 위해 축하 노래를 불러준 것. 유재석은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감사 인사를 했다. 관객의 축하 노래 ‘떼창’과 그의 90도 인사는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했다. 특히 유재석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반주 댄스를 춘 것도 많은 분들이 생일을 축하해준 것도 처음”이라면서 “잊지 못할 것”이라고 뭉클해 했다. 덥고 끈적거리는 날씨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무반주 댄스를 소화한 유재석, 그런 유재석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 4만 명의 관객. '무한도전'과 유재석을 대중이 사랑하는 이유이자, 표현방식이다.
한편 이날 가요제는 광희와 지드래곤&태양이 만난 ‘황태지’, 박명수와 아이유가 뭉친 ‘이유 갓지 않은 이유’, 자이언티와 하하가 결성한 ‘으뜨거따시’, 윤상과 정준하가 만난 ‘상주나’, 유재석과 박진영의 ‘댄싱 게놈’, 밴드 혁오와 정형돈이 만난 ‘5대 천왕’의 무대가 차례대로 진행됐다. 멤버들과 가수들의 개성이 적절하게 조화된 모습이 눈길을 끌었고, 중간 중간 특유의 재치 넘치는 인터뷰가 진행돼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가요제는 오는 29일 방송을 통해 공개되며, 음원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