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를 돌아봐', 날 것 그대로 드립 난무한 '꿀잼'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8.15 07: 07

그야말로 가공되거나 꾸며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예능이었다. 타 방송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드립’과 거침없는 출연자들의 행동은 ‘나를 돌아봐’만의 웃음 포인트가 됐다. 동시에 더 이상 전대미문의 제작발표회에 대한 언급 없이도 재밌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성공한 셈.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는 출연자 6명의 화합을 위해 직접 집필한 시나리오 ‘아름다운 훼미리’의 영화화에 발 벗고 나선 김수미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듯한 출연자들의 자유분방한 태도와 고현정부터 탕웨이까지 언급되는 과감한 캐스팅 시도가 그려지며 웃음을 유발했다.
이날 김수미가 매니저 박명수를 만나자마자 꺼내든 것은 시나리오. 그는 “초반에 내가 말썽을 많이 일으켰다. 영화는 공동으로 하는 것이니까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며 영화를 제작하자고 제안했다. 사뭇 진지한 김수미와는 달리, 박명수는 “경규형이 감독이냐. 폭망할 것이다. 폭삭 망한다는 뜻이다. 몇 개를 말아먹었는데 또 하냐”며 돌직구를 넘어선 핵직구를 날렸다.

그의 반대에도 굴하지 않은 김수미는 곧바로 이경규를 찾아 나서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수미의 기습 방문에 이경규는 놀랄 틈도 없이 얼떨결에 영화 제작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남은 것은 주연 배우 조영남의 섭외. 이경규는 조영남의 집에 찾아가자는 김수미에 “혹시 모르니 전화를 해보겠다. 그 분은 옷을 입고 있다가도 손님이 오면 옷을 벗는다”라며 농담처럼 조영남의 버릇을 공개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곧 사실로 밝혀졌다. 자택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조영남이 바지를 입지 않은 팬티바람이었던 것. 잔뜩 당황한 채 바지를 입고 돌아온 조영남은 사건 이후 어색해진 김수미와 다정한 포옹을 나눴다. 심지어는 “이렇게 보니까 엄청 예쁘다. 가까이서 보면 괴물일 줄 알았다”라며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멘트를 던졌다. 이에 대한 김수미의 반응 또한 만만치 않게 ‘쿨’했다. “내가 성형 중독이라는 이야기가 많던데 절대 아니다. 원래 모습에다가 보톡스 몇 방만 맞았다”라며 성형 논란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한 것.
뿐만 아니라 그는 영화에 캐스팅할 배우들을 떠올리던 중 “우리 영화에 탕웨이 한 번 넣자. 조영남의 내연녀 역으로”라며 원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에 박명수는 “저희는 이렇게 얘기하면 다 되는 거냐”고 황당함을 표했고, 이경규 또한 “남편이 한국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라며 말을 흐렸다.
‘나를 돌아봐’는 제작발표회라는 출발점부터 의도치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이러한 탓에 본격적으로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위기를 겪은 것도 사실. 하지만 뚜껑을 연 ‘나를 돌아봐’는 오히려 이러한 점을 웃음으로 승화하며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욱벤저스’라 불릴 만큼 기 센 출연자들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 의도된 재미나 가식으로 꾸며진 멘트에 환멸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프로그램은 없을 듯하다.
자아성찰 리얼리티 '나를 돌아봐'에는 조영남·이경규, 김수미·박명수, 최민수·이홍기가 출연한다. / jsy901104@osen.co.kr
'나를 돌아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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