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이브 쇼크‘, 현실 맞닿아 있어 더 오싹한 좀비물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8.15 07: 07

드라마로 옮겨 온 좀비물은 어떤 모습일까. 자칫하면 우스꽝스럽고 시청자들에게 괴리감만을 안길 수 있는 소재는 ‘드라마 쇼크’ 안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와중에 방송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매력적인 소재로 재탄생했다. 특히, 창문이 없고 폐쇄된 곳으로 연결되어 있는 방송국이라는 의외의 장소에서 펼쳐진 ‘라이브 쇼크’는 좀비와 인질극 상황이 실제 방송국에서 벌어지는 듯한 현실감을 느끼게 하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14일 오후 10시 50분에는 KBS 2TV '드라마 스페셜-라이브 쇼크‘(이하 ’라이브 쇼크‘)가 방송됐다. ’라이브 쇼크‘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토론 프로그램에서 생방송을 중단하면 인질들을 죽이겠다는 협박 사건이 벌어지는 방송국 속 이야기를 그리며 KBS 최초 좀비 스릴러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라이브 쇼크’는 아르바이트 달인으로 회원 수 50만명이 넘는 ‘알바의 신’ 카페를 운영하며 어린 동생과 함께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 은범(백성현 분)이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알바비를 벌자는 심산으로 방송에 참여하게 된 은범은 토론도중 생방송을 중단하면 인질들을 죽이겠다는 협박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생방송 도중 부조정실에 침입한 성우(장세현 분)는 국회의원이자 제너랩 사고 진상조사단장인 전종수(이승형 분)를 향해 “전종수 당신 제대로 조사 안했다고 제대로 말해라. 당신이 한 일들 이 자리에서 다 얘기하라”고 겨냥했다. 성우는 생방송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 중 한 명이라도 카메라 밖을 나가면 인질로 잡은 이들을 죽이겠다고 경고했지만, 방송국은 생방송을 중단하고 성우의 진압에 들어갔다. 궁지에 몰린 성우는 얼굴에 생채기가 생기고 몸을 비틀며 괴로워했다. 그는 바로 제약회사 제너랩의 유전자치료제 임상 시험에 참가했다 그 부작용으로 좀비가 된 인물이었던 것. 전염성이 강한 이 바이러스는 방송국 내의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기 시작했다.
좀비에 쫓기게 된 은범과 동생인 은별(김지영 분), 그리고 사회부 신입 기자인 수현(여민주 분)은 성우의 사연을 알게 됐다. 성우는 제너랩 사고에서 혼자 살아남아 감금되어 있다 탈출했다. 그는 제너랩이 부작용 증상을 억제시키는 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일이 알려지면 자신들 잘못인 게 밝혀지기 때문에 잘못된 유전자 치료제로 사망한 것으로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려 했다. 제너랩 측 사람들에게 총을 맞아 죽게 된 성우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전하고자 했던 말을 기자인 수현에게 건넸다. 수현은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자 성우에게 약속했고, 은범 역시 이를 도왔다. 하지만 은범은 그 일을 도중 좀비에게 목을 물렸고, 그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습을 수현에게 촬영하라고 지시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세상에 알리도록 했다. 결국 제너랩의 은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상에 퍼진 동영상은 진실을 알리게 됐지만, 경찰 측은 이를 괴담이라 치부하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강렬했던 시작과는 달리 다소 급한 마무리로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알바의 신인 주인공과 남매의 따뜻한 가족애, 그리고 진실에 접근하려는 신입 기자의 직업 정신, 진실을 은폐하려는 기업과 언론까지 현실을 반영한  KBS 최초 좀비 스릴러는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관록 있는 감독과 신인 감독의 완벽한 조화에 신예작가들이 합류, 고품격 작품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드라마 스페셜’ 여름 시즌. 관성에서 벗어나 도전정신으로 무장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라이브 쇼크’는 다시 한 번 그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 nim0821@osen.co.kr
‘라이브 쇼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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