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설정도 흔한 막장 요소도 없지만 왠지 모르게 빠져든다. ‘불타는 청춘’은 특유의 잔잔한 웃음과 가족 같은 출연자들의 호흡을 내세우며 ‘착한 예능’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는 전라남도 완도 인근 오지 섬 당사도로 여행을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역시 특정한 미션이나 게임도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됐지만, 그 속에서는 재미와 감동이 모두 느껴졌다.
‘불타는 청춘’의 출연자들의 평균 나이는 50.7세. 하지만 이들의 순수함과 열정만큼은 20대 못지않았다. 특히 일명 ‘치와와 커플’로 불리며 달달한 기류를 이어가고 있는 김국진과 강수지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간질거리게 만들었다.
강수지는 “오늘 별 보고 싶다. 별 따다줄 수 있냐”며 김국진을 도발했고, 김국진은 잔뜩 수줍어하며 애꿎은 하늘만 올려다봤다. 중년의 썸이라는 표현보다 차라리 첫사랑의 풋풋함에 더욱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는 다른 출연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복 양식장에 가기위해 배를 탄 서태화는 꾸밈없는 음색으로 노래하기 시작했고, 곁에 있던 양금석은 그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셀카를 시도했다. 박세준은 누워있는 정수라와 김완선을 위해 그늘을 만들어주며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다”라며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치 수학여행에 들뜬 초등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순수함과 해맑음이 엿보였다.
한창 여유를 즐기다가도 내기를 건 승부에는 남다른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국진은 등대에서 탁구대를 발견하고 제작진을 향해 “이긴 팀은 배를 타고 돌아가고, 진 팀은 산을 넘어서 가는 걸로 내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제작진은 초등학교 시절 탁구 선수로 활동했던 작가를 내세웠고, 두 사람은 예상외로 긴장감이 팽팽한 랠리를 펼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는 김국진에게 돌아갔다. 늘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순한 면모만을 보여줬던 그이기에 이러한 모습은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여행은 양금석이 직접 요리한 삼계탕으로 마무리됐다. 불붙이기부터 요리, 상차리기까지 분담해서 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훈훈함이 느껴졌다. 이 순간만큼은 TV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아닌 허물없는 친한 친구들의 여행을 보는 듯 했다.
이렇듯 ‘불타는 청춘’은 눈도 마음도 편한 재미와 흐름으로 40~50대를 상대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된 관찰 형식 또한 출연진들의 자연스러운 매력을 이끌어내는데 적합했다. 이를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프로그램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내세운데 성공한 ‘불타는 청춘’의 조용한 강세에 귀추가 주목된다.
'불타는 청춘'은 중견 스타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밤 11시 25분에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불타는 청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