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쇼미4', 송민호의 5표차 승리가 의미하는 것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8.15 09: 50

불과 5표 차이였다. 송민호가 릴보이를 5표 차이로 꺾고 4강에 올라갔다.
14일 방송된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는  지코-팔로알토의 송민호가 박재범-로코 팀의 릴보이를 상대로 5표 차이로 이겨 승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송민호의 우승을 예견했던 사람, 반대로 아니었던 사람 모두에게 그 근소한 표 차이는 놀라움을 안겨줄 만 했다. 이는 워낙 개성이 다른 무대들이었기에 취향이 갈릴지언정 팽팽한 결전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이번 '쇼미더머니4'가 어떻게 기존의 예측과 이에 대한 저항을 함께 가져가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이젠 누구나 던지는 그 말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 일명 '어우송'이 맞다면 송민호에게는 더 많은 표가 돌아갔어야 맞다. 이 '어우송'이란 말에는 아이돌 팬덤의 화력이 밑바탕에 깔려있는데, 송민호에게만 남다른, 시스템을 파고들만한 강력한 지지 세력이 있다면 송민호는 보다 가뿐히 한 단계를 넘겼을 것이다. 그러나 5표 차이는 적어도 조작이 아닌 이상, 한끗 승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어우송'에 깔린 또 다른 의미인 '쇼미더머니4'가 어차피 송민호를 우승시키기 위한 판이란 의혹은 (객관적인)보는 이들에게 최대한 송민호의 무대에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그 만큼 반발 심리가 커지기 때문이다. 송민호가 일반 출연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의 상태에서 매번 무대를 꾸며야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이런 거리두기와 더불어 다른 출연자들의 팬덤 형성도 '어우송'을 약화시키는 부분이다. 베이식, 블랙넛, 릴보이 등 수준급 출연자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송민호에 못지 않은 팬덤을 키우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14일 방송에서 베이식은 가사를 실수했고, 이는 앞에서 봐 왔듯 치명적인 탈락 이유이기에 대부분 이노베이터의 승리를 예견했다. 하지만 베이식의 승. 이노베이터가 졌다고 말했을 때 타블로는 그가 연기한다고 믿기까지 했다. 이는 이제 더 이상 얼마나 잘했냐, 라는 절대적 조건이 승패를 가를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보여준 능력과 이미지, 이를 통해 쌓은 대중적 인기가 중요한데 이는 '어우송'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적어도 현재 '쇼미더머니4' 인기 출연자들의 호감도는 송민호를 굳이 언급할 만한 필요도 없어 보인다. '힙합의 파이를 넓히고자 나왔다'고 부르짖은 릴보이는 사색적인 가사를 쓰는 유일한 청정 캐릭터로 단단한 팬층을 만들었다. 귀여운 외모와는 반전되는 카리스마 래핑은 관중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는 힘을 갖고 있었다. 그는 떠났지만, 충분한 가치와 능력을 입증하고 탈락 아닌 탈락을 했다는 평이다.
이는 블랙넛도 마찬가지. 이미 언더씬 화제의 인물이었던 블랙넛은 '쇼미더머니4'가 만든 가장 드라마틱하고 영리한 캐릭터다. '어우송'을 외치며 주목받다가도 돌연 1:1 배틀에서 송민호가 아닌 안소민을 배틀 상대로 지목해 만만치 않은 캐릭터임을 보여줬고, '어우송'이라고 자조하는 듯 하면서도 자신이 송민호를 넘고 우승할 것이란 의지를 닦고 있다. 무대에서 죽부인 논란을 만들어낼 정도로 디스에 특화된 인물이지만 관객의 눈이 무서운 무대공포증 소유자. 1차 경연에서는 '송민호와 다르게' 본인은 자신의 가사들에 후회는 있을지언정 사과를 안 한다고 비웃으며 다시 송민호와 매치업을 이뤄냈다.
이렇듯 한 발 한 발 스스로 캐릭터 메이킹을 하고 있는 블랙넛은 송민호와는 다른 그 만의 영역을 확고히 하고 있다. 블랙넛과 송민호의 디스 배틀에서 관중이 송민호의 랩을 듣고자 하는 생각이 없었단 한 래퍼의 말은 블랙넛에게 갖고 있는 관중의 호감도, '어우송'에 대한 반발 심리를 합친 그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4강. 이제 누가 누구보다 팬이 많아서 유리하다, 란 말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또는 누군가의 '빽'을 언급하는 자체가 이제는 멋이 없다./nyc@osen.co.kr
'쇼미더머니4'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