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붙어도 욕을 먹는 이가 있고, 떨어져도 박수를 받는 이들이 있다. Mnet '쇼미더머니4'에서도 이같은 일이 사실로 입증됐다.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모두에게 더 큰 사랑을 받게 된 한해, 서출구, 그리고 마이크로닷의 이야기다.
지난 14일 방송됐던 '쇼미더머니4' 8회는 4강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1차 경연 두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 결과 박재범-로꼬 팀은 4강의 문턱을 밟지 못하고 최종 탈락했고, 산이-버벌진트 팀의 블랙넛과 베이식, 지코-팔로알토 팀의 송민호, 타블로-지누션 팀의 이노베이터가 2차전 4인으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 넷 만큼 주목을 받았던 이가 있다. 바로 마이크로닷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차전 팀배틀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압도했던 그가, 프로듀서의 선택을 끝내 받지 못해 무대에 오르지 못한 채 퇴장했음에도 박수 갈채를 받았던 것은 그의 태도 때문이었다.
블랙넛이 호명되고, 마이크로닷은 웃으며 프로듀서들을 안았다. "미안해하지 말라"면서. 그리고 산이, 버벌진트, 블랙넛이 함께 꾸미는 'M.I.L.E'의 무대를 끝까지 지켜봤다. 그리고 자신의 일처럼 환호하고, "진짜 잘했다. 이길 수 있다"고 기뻐했다. 자신의 탈락도 아랑곳 않고,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그의 모습은 절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탈락에도 불구하고 더 큰 지지를 올렸던 이들은 앞서 방송됐던 '쇼미더머니4'에서도 더 있었다. 바로 한해와 서출구다. 한해는 판정번복이라는 상황에서, 블랙넛이 선택을 받아 탈락하는 비보를 전해들었다. 랩가사까지 쓰며 무대를 준비하던 중 받아들게된 청천벽력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오히려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자신이 가사실수를 하고 합격을 한 게 걸렸기 때문.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쇼미더머니4'에서 해온 것들이 다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던 그다. 물론 그는 선택을 당했을 뿐이고, 번복으로 인해 탈락자가 됐을 뿐, 일말의 잘못도 없다. 그렇지만 번복 발표 당시 그렇게 환한 얼굴로 블랙넛과 프로듀서 산이&버벌진트의 짐을 덜어준 것은 탁월했다.
서출구는 가장 먼저 아름다운 탈락을 겪은 이다. 서출구는 게릴라 미션으로 행해진 싸이퍼에서 자발적으로 탈락을 택했다. "하기 싫어서 안 한 것"이라고 SNS를 통해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시스템에서 정해준 룰 때문에 동생 앞에서 마이크 뺏어서 랩 하기도 싫었고. 어쨌든 한해님 말대로 시스템 안에 스스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룰을 따르지 않겠다고 정했을 때 후회 없이 제가 스스로 떠난 것 뿐이다"는 설명이었다.
이후 "저는 '쇼미더머니'의 결론도 아니고 저의 결론도 '쇼미더머니'가 아니다. 앞으로 다른 길을 걸어갈 저도 지켜봐달라"는데 많은 이들이 열광적인 호응을 보낸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쇼미더머니4' 방송 8주차. 정글 같은 서바이벌에서 서로를 물어뜯으며 생존하고 있는 야수들 사이에서 한해와 서출구, 마이크로닷은 웃으며 자리를 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그들은 결코 '패배자'라 부르지 않는다. 그들을 자신들을 지지하는 더 많은 세력을 얻었다. '추악한 승리'와 '아름다운 패배'는 tvN '더 지니어스'에만 있는 게 아니라 '쇼미더머니'에도 존재했다. / gato@osen.co.kr
'쇼미더머니4'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