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쇼미더머니4' 결승전이 최초로 생방송으로 펼쳐진다. 유래없는 이 같은 결정에 시청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기뻐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슬퍼해야 하는 걸까.
Mnet 측은 "'쇼미더머니4' 마지막회는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전 스포일러를 미연에 방지하고, 결승전의 현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는 게 생방송 결정의 이유였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방비책을 고심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사실상 지난 2009년부터 '슈퍼스타K' 시즌1부터 생방송 무대를 꾸며왔던 Mnet이 그보다 무대 스케일과 관객석이 상대적으로 작은 '쇼미더머니'를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 다만, 지금 모두가 걱정하는 것은 혹여 이런 생방송 결정이 래퍼들에게 의도치 않은 제동 장치가 되어 무대의 재미를 잃거나, 누군가의 우발적 행동으로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문제는 생기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다.
일단 시즌1~4를 화끈하게 장식했던 욕설랩이나 모자이크가 절실했던 포즈 및 행동이 모두 불가능해진다. 생방송 특성상 현장에서 '삐' 처리나 모자이크 삽입이 사실상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쩌면 모든 이들이 앞서 타블로, 지누션, 인크레더블이 1차 경연때 보여줬던 '오빠차' 같은 신명나는 무대를 봐야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어쨌든 랩가사를 쓸 때, 모든 욕을 걸러내야 하는 상태다.
혹시 모를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이제껏 '쇼미더머니4'는 녹화 도중 다양한 변수가 발생했던 터.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나, 이슈몰이를 위한 래퍼들의 좌충수가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녹화방송 특성상 이는 대부분 통편집 돼 안방극장에 전해지지 않았다. 때문에 생방송을 하는 만큼, 제작진은 이같은 변수를 사전 봉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최고 수준인 과징금 징계까지 받았으니 더욱 신중하다.
이와 관련해 Mnet 한동철 국장은 OSEN에 "기존 녹화 때 1~2회 정도의 리허설을 거쳤다면, 생방송 무대를 앞두고는 이보다 4~5배쯤 더 많은 리허설을 계획 중이다"며 "보통의 오디션 방송들이 결승전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것과 같게 봐주시면 좋겠다. 태생이 거칠고, 힙합이라고, 그 기회조차 주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맞는 말이다. 이제껏 래퍼들은 '힙합'이라는 명목하에 각종 국내외 욕을 쏟아내고 남을 헐뜯었다. 보는 이들도 응당 힙합이라면 저렇게 해야 한다고 인식될 지경이었다. 결승전 한 번 쯤은 욕 없이도 멋진 무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다.
하나 또 있다. 그동안 Mnet 특유의 '악마의 편집'을 불편해 하며, 본무대 전체를 보고 싶어했던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교차 편집을 이용한 무대 끊기도, 리와인드도 없다. 온전히 무대에 오른 이들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달받으면 된다. '쇼미더머니4' 결승에 오른 이들이라면, 최소한 그 정도의 실력은 보장받은 셈이니 일단 우려보다는 기대를 걸어봐도 좋지 않을까. / gato@osen.co.kr
'쇼미더머니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