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돌아오는 광복절이지만, 올해는 느낌이 조금 특별하다. 70번째 광복절이라는 숫자적인 의미가 아니어도 국·내외적으로 광복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만한 여러 이슈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과거사 청산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는 국제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별세 소식이 들려오고,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암살’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과거를 돌아보는 계기들이 마련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70주년 광복을 맞이하는 가수들의 모습 또한 예년보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특별한 느낌이다.
특별한 행보의 대표주자는 단연 가수 이승철이다. 이승철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70년 경축 전야제’에 이어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상암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되는 KBS 대국민 합창 프로젝트 ‘나는 대한민국’ 무대에 잇따라 올라 10만 여명의 관중 앞에서 광복의 기쁨을 노래한다.
이틀간의 일정 중 지난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복70년 경축 전야제’ 무대에서는 지난해 독도에서 불러 화제를 모았던 통일송 ‘그날에’를 다시 꺼내 열창했다. 뿐만 아니라 ‘그날에’를 비롯해 10여곡의 히트곡을 들려주는 등 시민들을 향한 무료 공연 방식으로 광복을 축하했다.
이어 그는 이날 ‘나는 대한민국’ 무대에서 자신이 직접 진두지휘한 가수 40여 팀과 함께 광복의 기쁨을 노래한다. 앞서 이승철은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KBS 대국민 합창 대장정 프로젝트 ‘나는 대한민국’ 준비에 많은 힘을 보태온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자신의 정규 12집 녹음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밤잠을 쪼개고 사비를 털어 '나는 대한민국'의 주제곡 '우리 만나는 날'의 음원을 준비했던 과로로 쓰러져 4일간 병원의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승철처럼 특별한 무대로 광복을 노래하는 가수가 또 있다면, 이문세다. 이문세는 지난14일에 이어 15일에도 계속되는 광복 70주년 특집 DMZ 평화콘서트에서 엔딩으로 '애국가'를 열창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서 이문세는 80인조의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성시연)와 협연을 하는데, 수많은 연습 끝에 탄생한 묵직한 ‘애국가’가 국민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두 중견 가수들이 뭉클한 공연으로 감동을 선사한다면, 아이돌들은 과거를 떠올릴만한 특별한 무대들로 보는 즐거움을 더해줄 예정이다. 이날 방송되는 MBC ‘쇼! 음악중심’에서 펼쳐질 광복70주년 스페셜 무대가 그것. 원더걸스부터 갓세븐, 마마무 등 정상급 아이돌이 총출동해 1945년부터 2005년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곡을 부를 예정이다. 세븐틴은 1945년 발표된 한복남 '빈대떡 신사', 배치기와 솔지는 1955년 남인수의 '이별의 부산 정거장', 마마무는 1965년도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 에이핑크는 1985년 나미의 '빙글빙글', 갓세븐은 1995년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 원더걸스는 2005년 장윤정의 '어머나'를 새롭게 선보인다.
태극기 계양 인증샷은 기본이다. 광복절에 대해 나름의 의미를 적은 ‘개념글’도 등장했다. 국악 소녀 송소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광복이 된지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어두웠던 그날들 속에서 헌신해주시고 보다 행복한 세상에 살 수 있게 해주신 그분들께 감사드리고 또 감사합니다”라며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송소희는 이날 열린 광복절 중앙 경축식에서 성악가 조수미와 함께 참석하기도 해 ‘개념글’의 의미가 더 빛났다.
이처럼 광복절을 맞이하는 가수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든다. 특별히 음악이라는 매개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과 기쁨을 공유하게 만드는 것임만큼, 이들의 바람직한 행보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기대해볼만 하다. /eujenej@osen.co.kr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