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욱 셰프가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갑작스럽다.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은 십분 이해되지만, 셰프테이너로서 정점에 오른 현시점에서 이같은 선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창욱 셰프는 현재 출연중인 JTBC '냉장고를 부탁해', KBS 2TV '인간의 조건' 측에 하차의사를 전달했다. 이미 마지막 녹화는 끝마쳤다. 또한 최현석, 오세득, 임기학 셰프 등과 출연한 SBS플러스 '셰프끼리'는 녹화를 완료했고, 현재 첫 방송을 앞둔 상태다.
정창욱 셰프의 하차를 놓고, 남겨진 셰프테이너들를 어떤 이유로든 비난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건 떠나는 정창욱 셰프역시 원하는 바가 아닐 터. 하지만 이번 정창욱 셰프의 하차는 분명 남겨진 셰프테이너와 범람한 '쿡방'에 숙제를 안겨줬다.
어떤 일이든지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점 말이다. 이는 비단 셰프에 국한한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각종 전문직들의 방송 출연이 잦아지면서 이른바 '비연예인 스타'들이 탄생했다. 이중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제대로 인정조차 못 받으면서, 단순 TV출연에 의지해 인지도를 올리려는 심산의 이들도 한데 뒤섞여 있다. 이를 대중들이 분간하지 못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앞서 일부 '비연예인 스타'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경우가 적절한 예다.
이를 위해서는 '쿡방'을 만드는 제작진의 분명한 책임의식도 필요하다. 단순히 '쿡방'의 인기를 위해 이름뿐인 셰프를 출연시켜 '스타 셰프'로 만들려는 생각은 금물이다. 그들의 필드에서 충분히 인정받는 셰프들이 하나 둘 방송에 얼굴을 내비칠 때, 현재의 셰프테이너들은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일각의 우려처럼 TV출연 인기로 인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는 일의 행위도 경계할 부분이다. 그렇기에 현재 인기를 유지하는 스타 셰프들은 오히려 자신의 시간을 쪼개 본업에 충실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최현석 셰프는 OSEN에 "올라가는 게 있으면 내려가는 게 있다. 우리는 어차피 본업이 셰프다. 인기나 인지도에 집착하지 않고, 요리사는 요리로 승부한다는 생각을 늘 안고 있다"는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또한 "주방에 있는 시간이 줄지 않게 더욱 신경을 쏟는다"고 덧붙였다.
셰프는 연예인이 아니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주방이요, 그들이 상대해야할 이들은 시청자가 아닌 매장의 고객들이다. 물론 셰프테이너들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본업에 충실한다는 조건만 전제된다면, 반대로 그들의 TV출연을 놓고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 gato@osen.co.kr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