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꽃’이 종영을 앞두고 행복한 결말을 위해 휘몰아쳤다. 언젠가부터 악녀가 된 김성령을 감싸는데 뒤늦게 팔을 걷어 올렸다. 분명히 초반부터 응원을 하게 만들었어야 하는 인물인데, 늦어도 너무 늦었다. 1시간 동안 김성령이 연기한 레나정이 얼마나 불쌍한 인물인지 설득하느라 애썼지만, 안방극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 45회는 레나정(김성령 분)이 왜 첫 회에서 김도신(조한철 분)과 몸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레나가 왜 그동안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는지를 풀어나갔다. 도신은 레나의 어머니가 아버지와 시댁 식구들을 죽게 만든 살인범이라고 협박했다. 허나 진실은 달랐다. 레나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고, 도망치다가 집에 불이 나는 바람에 남편과 시댁 식구들을 죽게 만들었다.
레나는 그런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성공에 집착했고, 딸인 강이솔(이성경 분)도 짓밟고 올라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여자가 됐다. ‘여왕의 꽃’은 이날 1시간 동안 왜 레나가 이렇게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도신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그리고 레나를 괴롭힌 마희라(김미숙 분)가 진짜 악녀라는 사실을 끊임 없이 주지시켰다. 다만 지난 44회 동안 이 드라마가 이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뒤에 빼는 바람에 레나를 설득력 없는 악녀로 그린 게 문제였다.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이야기의 순서를 뒤틀어버리는 바람에 레나는 희라 못지않은 이해 불가 악녀가 됐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성공에 대한 욕망이 큰 여자가 아니라, 자신 밖에 모르는 여자로 그려진 게 가장 큰 문제였다. 결국 45회는 1시간 내내 레나를 불쌍하고 가여운 여자로 만들어 그동안의 악행과 뻔뻔한 모략을 감싸려는 회차였다. 그동안 개연성 없는 전개로 안방극장의 공분을 샀던 ‘여왕의 꽃’. 시청자들이 뒤늦은 해명과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못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여왕의 꽃'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와 그가 버린 딸이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 jmpyo@osen.co.kr
‘여왕의 꽃’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