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들어와서 웃으며 나간다. 이는 ‘동상이몽’에 출연한 사연의 주인공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가족 내에서 풀지 못한 갈등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해답을 얻기 때문. 물론 그 해답 안에는 공통적으로 전제돼있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때로는 엄마가, 때로는 딸이 사연의 주인공이 돼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털어놓고, MC들과 패널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거나 두 사람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테면 ‘화합의 장’인 셈이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중고 거래 중독'에 푹 빠진 여중생 딸이 등장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엄마였다.
엄마는 "용돈을 전혀 주지 않는데도 새로운 물건이 생긴다"고 밝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반면 딸은 "엄마 말대로 용돈은 전혀 받지 않는다. 그래도 새로운 물건을 사는 합리적인 방법이 있다"라며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딸이 밝힌 방법은 바로 중고 거래. 올해 16살 학생인 그는 가지고 있는 물건을 팔아서 생긴 돈으로 다시 새로운 물건을 사며 생활했던 것. 더군다나 학생으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짧은 치마와 화장품 등을 사는 모습으로 엄마의 못마땅한 시선을 받았다.
이날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생각을 강력하게 피력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엄마는 딸이 학생의 본분을 잊을 뿐 아니라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직거래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딸은 장래희망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사려는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영상을 본 패널들의 생각 또한 나뉘는 듯 했다. 어떤 사람이 나올지 모르는 직거래를 하는 일은 위험하다는 것과 본인의 꿈을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중고 거래를 할 때도 야무지게 이익을 따지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것.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허지웅은 해결책은 딸이 쥐고 있다며 "중고 거래가 문제가 아니라 소비 형태가 문제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는 것은 옳지 않다. 이제 그러지 않겠다는 신뢰를 엄마에게 보여줄 차례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두 모녀는 뜨겁게 포옹하며 서로에게 한 발 물러서 양보하기로 약속했다.
이처럼 ‘동상이몽’에 등장하는 사연의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매듭지어진다. 처음에는 치명적인 고민으로 방송 출연까지 결심했지만, 각자 입장을 대변한 VCR을 번갈아 보는 순간 서로를 이해하게 되기 때문. 아무리 원수처럼 으르렁거려도 결국은 가족이었다.
이러한 면에서 ‘동상이몽’은 가족들이 다시금 화합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자연스럽게 짚어주며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매 회 색다른 사연들로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진실성과 감동을 잡고 있는 '동상이몽'의 앞으로의 활약 또한 기대되는 바이다. / jsy901104@osen.co.kr
'동상이몽'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