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민가수라는 타이틀을 벗어야 할 때인가 보다. 가수라는 말 속에는 다 담을 수 없는 이승철의 뜨거운 행보가 감동을 준다. 마이크가 아닌 지휘봉을 잡고, 합창을 이끌어 가는 그의 모습에서는 20대 청년들을 향한 애정이 묻어났고, 화려한 무대와 노래로 국민들 앞에 서서 광복의 기쁨을 노래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나는 대한민국’ 프로젝트를 함께 해왔을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된 그는 단연, 국민 음악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줘도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승철은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KBS '나는 대한민국'에서 두 가지 모습으로 국민들 앞에 섰다. 1부에서는 연아 합창단을 이끄는 지휘자로, 2부는 오프닝 무대를 연 국민 가수 빅4로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사실상 이 프로젝트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해 온 그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모습은 믿음직스러웠다.
1부에서 이승철은 김연아와 함께 빨간색의 의상을 입고, 20대 청년들로 이뤄진 연아합창단을 지휘했다. 앞서 40여명의 가수들이 부르기도 했던 ‘나는 대한민국’의 주제곡 ‘우리 만나는 날’이 흘러나왔고, 이를 작곡한 이승철은 직접 지휘를 하며 감동을 이끌었다.
1부에서의 이승철이 지휘자이자 음악감독이었다면, 2부에서의 이승철은 톱스타이자 국민가수였다. 그는 '마이 러브',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소녀시대', '아마추어' 등을 부르며 2부의 오프닝을 장식했는데, 처음부터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또 그는 “뜻 깊은 1부 즐거우셨나요? 나는 대한민국 음악감독 맡았을 때 커다란 책임감 들었고, 이 무대를 위해 많은 분들과 밤낮으로 연습했다"며 "나는 아주 행복한 대한민국에 살고 있구나 싶다. 다함께 크게 불러주세요”라고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곡을 모두 빠르게 편곡해 밴드, 코러스 등과 함께 부른 그의 무대는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언젠가부터 이승철은 그저 한 사람 가수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활동으로 자신이 받아온 사랑에 보답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 오디션의 심사위원으로 독설을 날리며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것이 얼마 전임에도 불구, 어느 날은 소년원 청소년들의 합창을 이끌고, 또 어떤 날에는 탈북청년들과 함께 독도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이번에는 7만 명이 참석하고 수백명이 동원되는 거대 프로젝트의 음악감독으로 함께 하며 감동을 이뤄냈다.
앞서 그는 방송에서 “억만금을 줘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동기부여가 중요한 것 같다. 무엇을 위해 노래하고 음악을 만드는지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프로젝트가 충분히 동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이번 프로젝트 뿐 아니라 그가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행보들 속에 있는 그만의 의도를 짐작하게 했다. 무엇이든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고 뜨거워지는 것에 재능을 쏟아붓는 열정에의 헌신이다. 갈수록 지경이 넓어지는 이 국민가수는 이제 국민 음악감독이라 불러도 될만큼의 활약을 하고 있다. 과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날의 활약으로 보건대, 쉽게 짐작하기는 어렵다.
한편 '나는 대한민국'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자발적 참여 프로젝트. 1부는 이날 오후 7시 40분부터 8시 55분까지 KBS 1TV에서, 2부는 밤 9시 15분부터 10시 30분까지 KBS 2TV에서 생방송되며 KBS 1라디오를 통해 1부가, KBS월드와 '나는 대한민국' 홈페이지(http://815.kbs.co.kr)를 통해서 1,2부 모두 생중계 된다. /eujenej@osen.co.kr
'나는 대한민국'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