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가 '감동 사냥꾼'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여기에는 어느정도 하늘의 뜻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광복 70주년 '배달의 무도' 특집으로 진행된 가운데, 정준하와 박명수의 행선지가 바뀌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장학 퀴즈 결과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는 각각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가 결정됐고 정형돈과 광희는 유럽, 하하는 아시아로 떠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란 당초의 계획과 달리 정준하와 박명수가 배달 대륙을 변경하는 일이 벌어졌다. 박명수의 일정과 사연의 주인공 일정이 안 맞았기 때문. 유재석은 "두 분이 대륙을 바꿔야 한다"라고 난감해 했다. 결국 박명수가 칠레, 정준하가 가봉에 가는 것으로 결졍됐다.
불가피한 번복이었지만, 이것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감동 이끌기에 탁월한 정준하의 재능이 가봉에서 마음껏 펼쳐진 것.
정준하는 30년 동안 가봉 대통령 경호원이자 태권도 사범으로 한국을 떠나 있는 아들을 위한 손만두를 배달해달라는 한 할머니의 사연을 접한 후 할머니의 만두와 콩비지를 직접 들고 가봉으로 날라가 아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줬다. 여기에서 가발을 뒤집어쓰고 일명 '손맛 정 할매'로 등장, 일종의 상황극도 펼쳐내며 본인의 주특기를 펼쳐보였다.
방송 후 반응을 살펴보면 이 가족의 사연은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아들이 보고 싶다는 주름 가득한 할머니의 뭉클한 영상편지, 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먹으며 고개를 떨어뜨리고 끝내 "고맙습니다"란 말을 남기며 눈물을 흘리는 아들의 모습은 뭉클함 이상이었고, 이를 바라보며 엉엉 눈물을 터뜨린 정준하의 모습도 진심어린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특히 "이 미꾸라지 같은 놈아~"란 정준하의 말부터 저절로 울컥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준하는 '무한도전'을 통해 정이 많은 인물임이 익히 알려졌던 바다. 멤버들에게 감동의 상황을 억지로 짜낸다는 장난 어린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이런 온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특화된 인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
더불어 이날 '무한도전'은 '광복절 70주년에 '예능'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하나의 모범사례를 제시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담백, 덤덤하게 풀어가면서도 정준하와 같은 감동 사냥꾼 역할이 조화로웠다.
한편 16일 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15.2%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14.5%) 방송분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 nyc@osen.co.kr
'무한도전'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