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흘린 ‘김치 원정대’의 땀은 값졌다. 김치의 비법을 전수받으려고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손을 돕는 등 몸을 던지는 이들의 모습이 흐뭇함을 선사했고, 옥상표 김치 맛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지난 15일 방송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13회에서는 김치 담그는 재료를 구하고, 담그는 법을 익히려고 멤버들이 각각 강릉과 여수, 함평으로 떠났다. 정창욱-최현석-오세득 셰프는 갓김치 비법을 전수받으려고 여수에 갔고, 윤종신-조정치-하림은 강릉 고랭지 배추밭을 찾았다. 박성광-정태호-박영진-김대성은 함평에 있는 정태호의 부모님 댁에 갔다.
황금 비법을 찾아 나선 김치 원정대의 모험은 땀과 웃음이 범벅이었다. 친구들과 여행하는 기분이었던 이들은 막상 현장에 도착하자 좋은 김치를 담그기 위해 상상 이상의 땀을 흘렸다. 셰프팀들은 갓 밭에서 갓을 따는 법부터 배웠고, 개그맨 팀들은 오디 밭의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고추 밭에서 고추를 탔다. 허리를 굽히는 일을 반복하며 등이 아프고 이내 땀 범벅이 됐다.
멤버들은 고된 일 속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일했다. 옥상 텃밭을 가꾸며 농사일에 재미를 붙인 멤버들은 힘들다는 투정도 부리지 않고 진지하게 작업에 임했다. 박성광은 고추를 따는 일에 집해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조금만 힘들어도 툴툴댔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 간데없는 그들은 어느새인가 또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옥상 텃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작업이 농사에 대한 경건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다. 넓은 고랭지 배추밭은 쉴 장소가 없어 일을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한다. 작은 실수에도 1년 농사가 망칠 수 있다. 얼마나 정성을 들여야 하는지 새삼 깨달은 멤버들은 옥상 텃밭을 가꾸는 일을 더 진지하게 바라봤고, 이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중요하고 소중한 일인가를 새삼 깨닫게 했다.
멤버들은 함께 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 힘들어도 누군가와 힘을 모으면 일이 즐거울 수 있고, 결과물도 좋아질 수 있듯 농사도 마찬가지였다. 묵묵하게 일하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보며 유쾌한 입담이 절로 터졌다. 오세득 셰프와 최현석 셰프는 강물에 돌 던지기 하나로도 승리욕이 발동했다. 최현석 셰프의 허세 드립에 버금가는 오세득 셰프의 지식 드립까지 더해져 멤버들의 노력을 다큐처럼 보는 가운데에서 개그프로 이상의 웃음도 선사했다. 신치림은 함께 있으니 노래가 절로 나왔다. 하림은 즉석에서 ‘김치 송’을 만들어 불러 기분 좋은 시간을 선물했다.
이날 방송은 갓김치, 고랭이 배추김치 등 우리의 다양한 김치를 알린 점에서 특히 의미가 컸다. 1년 묵은 김치가 색이 변하지 않고 여전히 아삭함을 유지하고, 오래 묵어도, 금방 만들어도 맛있는 비법 등 김치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며 김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도시농부들의 진지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각종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김치 맛 기대된다”, “더운 날 고생하는 농부들에게 박수를” “김치 송 유행하겠네~”, “너무 진지하게 일해서 놀랐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귀농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등의 시청평을 올렸다. /jykwon@osen.co.kr
'인간의 조건-도시 농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