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닮은 메릴 스트립 모녀가 연기 호흡을 맞췄다.
할리우드 배우 메릴 스트립과 그의 딸인 배우 마미 검머가 영화 '어바웃 리키'에 동반 출연한 것.
'어바웃 리키'는 가족도 사랑도 뒤로한 채 '더 플래쉬'라는 록밴드를 결성하고 음악을 향한 오랜 꿈에 올인하던 리키(메릴 스트립)가 어느 날 딸 '줄리'(마미 검머)에게 파경의 위기가 닥쳤다는 소식에 20년 만에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게 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서로간의 갈등과 이해의 과정을 음악과 함께 경쾌하게 그려낸 작품.
극 중 메릴 스트립은 꿈을 위해 가족을 뒤로한 엄마 리키로, 마미 검머는 이러한 엄마에 서운함을 안고 살아온 딸 줄리로 분한 실해 리얼한 연기를 보여준다.
메릴 스트립과 그의 첫째 딸이자 배우인 마미 검머는 영화 속에서도 엄마와 딸로 호흡을 맞추는 행운을 안았다. 40여 년의 연기 내공으로 오랫동안 관객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온 대표 배우 메릴 스트립과 함께 그녀의 딸 마미 검머의 동반 출연 소식은 일찍부터 화제가 됐던 바다.
엄밀히 말하면 메릴 스트립과 마미 검머의 동반 출연은 ‘어바웃 리키’가 처음이 아니다. 극 중 전 남편 피트 역의 케빈 클라인과 함께한 ‘소피의 선택’(1982)에서 메릴 스트립은 당시 마미 검머를 임신 중이었으며, 1986년 메릴 스트립과 잭 니콜슨이 함께한 영화 '제2의 연인'에서는 당시 1살, 개봉 당시 3살이었던 마미 검머가 두 사람의 딸로 출연했었다.
'어바웃 리키'는 마미 검머가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한 이후 성인 연기자로 사실상 함께 한 첫 작품인 셈이다.
'어바웃 리키'의 프로듀서 마크 플랫은 일찍부터 이 두 배우의 캐스팅에 강한 확신을 보여왔다. 그는 "리키 역할에 메릴 스트립을 생각하면서 줄리는 마미 검머에게 완벽한 역할일 거라고 생각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캐스팅이었다"고 전했다.
조나단 드미 감독 또한 "극 중 줄리와 리키가 가까워 지는 과정이 정말 놀라웠다. 때문에 현장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오히려 마미 검머와 메릴 스트립 사이에 벽을 치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매우 가까운 모녀사이인 메릴 스트립과 마미 검머는 극 중 이미 소원해져버린 모녀관계를 연기해야 했기에 조나단 감독은 두 사람이 촬영장 밖에서는 서로 대화를 하지 않도록 제안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마미 검머에게는 영화계의 유명한 여배우이면서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연기하는 것이 감격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무척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그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었다. 모든 감정들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엄마인 메릴 스트립은 나에겐 본질적으로 가장 가까운 인물일 수 밖에 없다. 그러한 관계를 찢었다가 엮었다가 하는 과정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는 말로 그녀만의 고충을 암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듯하고 의미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어려웠지만 즐겁고 신선한 경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메릴 스트립은 "나는 마미의 열정을 정말 높이 산다. 이 분야에 몸을 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할리우드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엄마를 두고 있다면 말이다"라고 말하며 후배 배우로서 딸의 연기활동을 존중함과 동시에 엄마로서 딸에게 갖는 애틋한 마음 또한 숨기지 않았다.
9월 3일 개봉./ nyc@osen.co.kr
U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