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귀신님’에서 가장 최고의 ‘반전’을 꼽는다면 단연 배우 임주환이다. 박보영의 살인적인 애교는 비주얼에서 예상되는 모습이었지만 순하고 착하게 생긴 임주환의 악역 연기는 그야말로 ‘대반전’이었다.
임주환은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극본 양희승 양서윤, 연출 유제원) 방송 초반만 하더라도 그간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에서 봤던 캐릭터와 비슷했다. 심할 정도로 착한 천사표 남자 말이다. 정의를 위해 나설 줄 알고 약한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도와주는 훈훈한 마음을 가진 경찰이었다.
극 중 임주환은 선우(조정석 분)의 매제이자 훈남 경찰 최성재로 등장한다. 훤칠한 키와 조각 같은 외모에 훈훈함은 물론,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늘 배려하는 애처가로 완소남인듯 보였지만 이야기가 진전될수록 그의 소름 돋는 반전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것.
회를 거듭할수록 임주환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천사 같은 얼굴 뒤에 살인자가 있었던 것. 임주환이 극 중 맡은 성재는 사이코패스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만큼 소름 끼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성재는 사람들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착한 경찰이지만 사람들이 없을 때는 그의 어두운 면이 드러났다. 임주환은 아내의 뺑소니범 증거가 담긴 CCTV를 찾은 동료 경찰을 죽이려 하고, 칼을 든 채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차를 이용해 봉선(박보영 분)을 죽이려 하며 잔혹함을 드러냈다. 거기다 지난 15일 방송된 14회분에서는 결국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한진구 경장(김성범 분)을 죽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임주환이 파트너 한진구를 죽인 후 슬픈 척 연기를 하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 거울을 보며 미소를 짓는 연기는 시청자들을 소름 끼치게 했다. 훈훈하고 순한 얼굴로 잔인한 악행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 임주환은 연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임주환은 그동안 악한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꽃미남 같은 얼굴로 착하고 순애보적인 모습을 항상 선보였다.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에서 부모님을 잃고 혼자 동생들을 돌보다 동생의 살인을 대신해 10년을 복역한 천사 같은 오빠, 그리고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도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오 나의 귀신님’에서도 전형적인 착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악귀에 빙의된 성재 역을 맡아 연기하면서 임주환은 매회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라는 생각일 들 정도로 성재의 악한 면모를 입체적으로 표현,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드라마 전개를 더욱 쫀쫀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야말로 ‘임주환의 재발견’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종영까지 남은 2회에서 그가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kangsj@osen.co.kr
tvN ‘오 나의 귀신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