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소리 대신에 '부릉 부릉' 굉음이 가요계에 진동하고 있다. 엠넷 '쇼미더머니4' YG팀의 '오빠차'가 내는 소리다. 힙합 배틀 '쇼머니4'는 수많은 히트곡을 내는 만큼이나 거침없는 래퍼들의 독설 디스로 화제를 모으는 가요 프로. '오빠차'는 '쇼머니4'에서 태어난 노래치고는 거의 처음으로 '삐' 묵음 처리 한 번없이 대중의 인기를 모으며 순항중이다.
'오빠차'는 지난 14일 방송된 1차 경연에서 처음 선보였다. 공개된 당시만 해도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해 그냥 조용히 사장되는 곡들 가운데 하나로 간주됐다. 특히 선을 넘는 수준의 랩이 판치는 '쇼머니4' 기존 곡들과 너무 다른 분위기여서 이단아로 취급받았다. 프로듀서 산이는 "'쇼미더머니' 사상 가장 대중적인 곡"이라고 가능성을 열었지만 '쇼머니' 시청자들은 '노래같지 않은 노래'라며 외면했다.
하지만 좋은 노래는 결국 대중이 알아보고 선택하는 법. 이른바 '선병맛 후중독'이 강하다는 반응들이 쏟아지면 17일 주요 음원 차트들의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본 것이다.
특히 누구나 절로 흥얼거리게 만드는 후렴구의 중독성이 최고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오빠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 Baby Let's ride (Hey) 빨리 나와 (Skkkkkrt) 어서 타 달리자 어디든 괜찮아 Baby Let's ride Let's do it All night 질리도록 말했잖아 돈 벌어서 데리러간다고. 넌 그냥 몸만 오면 돼. 쥐뿔 하나 없어도 날 믿어주던 사람들에게 확실히 보답해. 신발대신 이젠 바퀴. 걱정 마 너 말곤 아무도 안태워 내 옆엔.'
작사 작곡에 참여한 타블로는 이날 “묵음 처리할 필요 없는 곡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모두 즐겁게 작업했다”며 이 곡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뜻밖의 반응이라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할 뿐이다”라며 ‘오빠차’ 열풍에 대한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분명한 사실은 '오빠차'가 정통 힙합 수요층뿐 아니라 가요계 전반으로 파고들었다는 것. 기존 '쇼머니' 시리즈 팬들에게는 호불호가 완전히 갈렸지만 그 다른 색깔이 대중에게는 색다른 힙합의 맛을 선사한 셈이다. 기존 '쇼머니' 곡들에 난무하던 '삐' 묵음을 '오빠차'에선 들을 수 없다는 점도 그중 하나다.
이로써 4개월째 음원 차트를 맹폭중인 빅뱅과 더불어 8월에도 YG의 강세는 계속되고 있다. 넓게 봐서 YG패밀리의 일원인 타블로 식구들이 8월 초 음원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지드래곤과 태양이 참여한 MBC '무한도전' 가요제 음원, '쇼머니4' 위너의 송민호 음원 등이 줄줄이 발표되는 까닭이다. '무한도전-가요제'에서 지드래곤과 태양은 멤버 광희(제국의아이들)과 함께 팀을 이뤄 작업했고 YG 레이블 하이그라운드의 혁오는 정형돈과 함께 작업한 곡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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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4'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