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 좋은 평가를 받은 드라마나 영화의 속편은 전작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극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 작가의 대본, PD의 연출력 등 어느 하나라도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한풀 꺾인 반응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OCN 드라마 ‘처용’이 시즌1에 이어 시즌2로 제작돼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제작진은 액션과 공포적 요소가 가미됐다며 기대를 높였다. 과연 ‘처용2’는 ‘처용1’의 인기를 넘어 설 수 있을까?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OCN 새 드라마 '처용2'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오지호, 전효성, 하연주, 유승목, 연제욱, 강철우 PD, 홍승현 작가가 참석했다.
'처용2'는 지난해 2월 9일부터 4월 6일까지 약 두 달에 걸쳐 10회 분량으로 방송된 '처용1'의 시즌 2 드라마다. 지난 2009년 KBS2 드라마 '열혈장사꾼'의 극본을 통해 본격 등단하고 드라마 '처용'과 tvN 드라마 '조선X파일 기찰비록' 등을 집필한 홍승현 작가와 드라마 '무정도시' '천 번째 남자', 영화 '페인트 통' '로맨틱 무브먼트, 서울' '로맨틱 아일랜드' 등의 연출을 맡았던 강철우 PD가 다시 뭉쳤다.
‘처용’은 귀신 보는 형사 윤처용이 숨겨진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수사극. 시즌1에서 처용이 자신의 사람들을 죽이려는 원망 가득한 악귀를 막아내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자사고의 비리나 외국인 노동자들의 설움, 비영리단체의 이중적인 모습 등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부조리를 수사극에 버무려 사회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로 인해 첫 방송부터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관심을 입증하더니 일요일 심야 6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연출을 맡은 강철우 PD는 이날 “빙의 소재는 어떻게 보면 이중인격의 이야기인 것 같다. 이번에 하연주 씨가 합류하면서 좀 더 새롭게 변모한 빙의 소재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빙의 소재 작품은 어두운 부분이 많은데 밝은 매력을 지닌 하연주 씨가 '처용2'에 새로운 부분을 더해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서 배우 오지은이 강력2팀 순경을 맡아 여고생 귀신 한나영(전효성 분)이 빙의됐었지만 이번에는 하연주가 여고생 귀신에 빙의 되는 분석관 정하윤을 연기한다. 그는 연쇄살인의 징후를 잡아낼 정도로 뛰어난 분석력을 갖춘 엘리트 경사다.
이날 하윤주는 “오지은 씨와 오지호 씨와 관계가 어둡고 깊었다면, 제가 연기하는 정하윤 형사의 경우는 더 밝고 털털한 인물이다. 정하윤은 빙의도 가능하기 때문에 차별점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귀신을 소재로 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빙의가 됐다고 해서 한 명의 모습만이 나오는 게 아니다. 귀신 나영과 분석관 하윤의 모습이 같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 분)가 보조셰프 나봉선(박보영 분)의 몸에 빙의되면서 봉선의 소심함보다 순애의 발랄한 성격이 좀 더 짙어진다. 하지만 ‘처용2’에서는 하윤의 몸에 들어간 나영의 모습만 부각되지 않고 적절하게 섞인 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시 귀신 보는 형사 처용을 연기하는 오지호는 “시즌제가 좋은 점이 스태프가 전 시즌보다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을 해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1년 넘게 기다렸기에 이번에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궁금하다. 많은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고 저는 특히 액션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며 “시즌1에서는 액션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이번에는 작가님이 화려한 액션을 써주셔서 연기하면서 재미있고 시즌1보다 강력한 액션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시즌2에서도 여고생 귀신 한나영을 다시 맡은 전효성은 “시즌1보다 오지랖이 더 넓어지고 세상의 때를 많이 묻는 귀신이다.(웃음) 시즌1에서는 벽에 대고 얘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사람들과 에너지를 주고받는다는 느낌이 있다”며 “(오지호)오빠도 연기를 하시면서 제 연기를 잘 받아주신다. 제가 더 훨씬 편하게 할 수 있어 더 좋다”고 했다. 극중 형사 처용이 귀신 나영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무시했지만 시즌2에서는 나영이 지방령이 풀리면서 활동 반경이 넓어졌고, 수사를 도우면서 자신의 존재를 형사들에게 인정 받게 된다.
이에 전효성은 “(하연주와 제가)비주얼적으로 굉장히 다르지 않나.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형사 하윤에 오지랖 넓은 귀신인 제가 빙의됐을 때 나오는 모습이 기대되고 시청자들에게도 훨씬 더 재미를 안길 것 같다”고 기대를 전했다.
강 PD는 또 다시 두 사람은 캐스팅 한 이유에 대해 “오지호는 누구보다 처용의 존재를 가장 잘 꿰뚫고 있는 배우다. 오지호가 있기에 ‘처용’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2 제작이 결정됐을 때 당연히 오지호가 캐스팅 1순위배우였다”며 “전효성도 극중 나영이 처용과 함께 한 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오지호와 함께 캐스팅 1순위였다”고 말했다.
홍승현 작가는 시즌1에 비해 연기력이 발전한 전효성의 연기력을 극찬했다. “사실 시즌1에서 전효성 씨를 캐스팅한다고 했을 때 저는 반대한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러나 캐릭터를 꼼꼼하게 분석을 하더라. 연기도 좋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해내더라”면서 “시즌2를 하게 된 게 어떻게 보면 한나영 때문이기도 하다. 이 귀신을 바깥으로 내보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시즌2에도 역시 인권 문제가 녹아있다. 홍 작가는 “제가 인권 문제나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적절하게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짤막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지난 시즌에 비해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배우들도 연기를 하면서 놀라기도 했을 정도로 귀신 분장의 수위가 높아졌다. 끝으로 전효성은 “시즌1에 비해 책임감이 들었다. 연기로서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처용2’는 형사들이 동료 처용이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될 전망이다. 귀신과 괴담을 극의 전면에 녹여낸 ‘처용’이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공감을 얻어내고, 감동을 선사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