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29)가 개인통산 200호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박병호는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0-1로 끌려가던 3회말, 박병호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다. 무사 만루에서 이재곤을 상대로 박병호는 만루포를 터트리며 올해 43번째 홈런을 적립했다. 초구 134km 직구가 낮은 코스에 들어왔고, 박병호는 이를 걷어올려 목동구장 좌측 펜스너머 그물망 중간을 맞혔다.
더불어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통산 200홈런 고지를 밟았다. KBO 리그 21번째다. 만 30세 이전에 홈런 200개를 넘긴 5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 됐고, 835경기만에 200홈런을 기록하면서 이승엽(816경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소경기 200홈런 기록까지 달성했다.

KBO 리그 한 시즌 최다홈런은 2003년 이승엽이 달성했던 56개다. 이후 KBO 리그에서는 50홈런을 넘기는 거포가 사라졌고, 박병호가 작년 52개의 치면서 11년 만에 50홈런 타자 계보를 이은 바 있다. 올해는 벌써 홈런 43개를 날리면서 작년보다 빠른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박병호는 넥센이 치른 107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107경기에서 4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박병호는 산술적으로 57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고 나온다. 물론 남은 37경기 모두 부상없이 출전해야하고, 지금과 같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조건이다.
여기에 박병호는 역대 한 시즌 타점 기록까지 갈아치울 기세다. 종전 기록은 이승엽이 2003년 홈런과 함께 세웠던 144타점, 이날 경기를 포함해 박병호는 현재 1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156타점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최다홈런 기록보다는 좀 더 경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박병호는 KBO 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까지 넘보고 있다. 홈런 1위 박병호와 2위 에릭 테임즈(NC)의 격차는 6개, 테임즈가 기록 중인 37개의 홈런 역시 놀라운 페이스지만 박병호는 그보다 한수 앞선다. 장종훈(1990~92년), 이승엽(2001~03년) 등 일세를 풍미한 홈런왕 역시 3년 연속 홈런왕이 최다였다.
만약 박병호가 올해를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당분간 KBO 리그 홈런의 역사는 잠시 멈출 가능성이 높다. 각종 신기록 달성과 함께 박병호가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을까. 현재의 체력과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불가능은 없다. /cleanupp@osen.co.kr
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