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냉장고를 부탁해’ 정창욱 셰프, 소문난 맛깡패의 마지막 펀치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8.18 06: 57

정창욱의 떠나는 뒷모습은 화려했다. 24일 마지막 방송을 앞둔 그는 ‘냉장고를 부탁해’ 전체 랭킹 2위다운 위상을 자랑하며 오세득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방송 초반, 샘킴이 뽑은 셰프 군단 4대 천왕에 이연복․최현석․이원일과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셰프가 인정하는 셰프로 뽑히기도 한 그는 마지막 대결까지도 ‘맛깡패’다운 면모를 뽐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10년차 기러기 아빠 배우 김영호의 냉장고 재료로 정창욱과 오세득이 ’잃어버린 미각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창욱은 오세득과의 본격적인 대결을 시작하기 전, 최현석을 향해 “복수해드리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오세득은 보아의 냉장고 재료로 펼친 최현석과의 대결에서 연신 신경전을 벌이며 결국 최현석을 상대로 첫 승을 따낸 바 있었다. 한편 이날 정창욱은 김영호의 냉장고에서 동치미 하나만을 선택, ‘동파면’이라는 이름으로 동치미를 이용한 파스타 요리를 시작한 그는 ‘냉장고를 부탁해’ 최초로 파스타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정창욱은 동치미에 들어있던 고추와 무를 잘게 썰어 청양고추와 함께 볶으며 순조롭게 요리를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본 셰프들은 “시원한 요리인 줄 알았다”며 이구동성으로 얘기했고, 의외의 선택을 한 정창욱의 요리에 기대감을 높여갔다. 이날 두 사람은 유난히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파스타 소스를 만든 후, 면이 익기만을 기다리며 정창욱은 급기야 앉아서 쉬기까지 했다. ‘커리업’이라는 이름을 붙인 반건조 우럭에 카레가루와 두유를 넣어 매콤하게 끓여낸 인도풍 요리를 시도하는 오세득은 정창욱에게 맛보기를 권했고, 맛을 본 정창욱은 “내가 이길 수도 있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여유도 잠시, 김성주의 중간 점검에 정창욱은 당황했다. 김성주는 “정창욱 큰일 났다”며 ‘커리업’의 맛을 칭찬했고, 정창욱의 소스를 맛 본 후 “불안 불안하다”고 말하며 그의 특기인 간장을 쓰는 것이 어떻겠냐며 권하기도 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정창욱은 급기야 특단의 조치로 화학조미료를 사용했다. 간장보다 강력한 마법의 가루를 사용한 정창욱의 모습에서는 요리 초반에 보여준 여유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요리를 마무리한 뒤에도 정창욱의 불안감은 계속됐다. ‘동파면’을 맛 본 김영호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던 것. 파스타 면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김영호였지만 이내 “아주 맛있다”는 감탄을 내뱉었고, 이에 정창욱은 비로소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동치미를 이용해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신맛을 잘 잡아내며 김영호가 좋아하는 매콤한 뒷맛까지 겸비한 ‘동파면’은 결국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정창욱에게 승리를 안겼다. 명불허전 맛깡패 다운 위상을 뽐내며 승리를 거둔 정창욱은 최현석을 향해 “복수 했습니다”라고 말하며 앞서 다짐했던 약속을 지켰다.
‘냉장고를 부탁해’ 원년멤버로 참여해오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웃을 때면 배우 김유정을 닮은 귀여운 외모, 그리고 오랜 경력의 셰프 들도 어려워하는 15분간의 요리 대결에서 게스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맛깡패’라는 수식어를 얻은 정창욱.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셰프테이너로서 입지를 굳힌 그의 모습을 더 이상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은 많은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방송을 떠나 본업인 요리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결정은 범람하는 ‘쿡방’ 속에서 지겨움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며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지막 대결까지 화려한 승리를 거두며 박수칠 때 떠날 줄 아는 그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한편,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 / nim0821@osen.co.kr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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