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극장가 여름대전의 중간 성적표가 나왔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벌써 천만관객을 넘어섰고 18일 현재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도 700만이 눈 앞이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같은 시기에 막을 올린 두 영화가 함께 천만을 돌파하는 겹경사가 확실하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은 17일 하루 동안 31만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695명을 기록했다. '암살'은 14만2천명으로 박스오피스 2위를 꾸준히 유지중이고 누적 관객은 1079만명. 두 영화의 상영횟수는 각각 '베테랑' 5054회, '암살' 2794회로 관객수와 거의 같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최종 관객수는 '암살'이 '베테랑'을 누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석 대목이 빠르기 때문에 '암살'보다 2주일 늦게 개봉한 '베테랑'이 상영일수 면에서 불리한데다 '암살'의 관객 대상층이 더 넓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베테랑'이 '암살'을 단연 앞설 게 확실하다. '베테랑'의 순 제작비 규모는 59억원을 밑돈다. 일제시대 독립군의 활약을 그린 시대극 블록버스터 '암살'의 제작비는 160억원대에 달한다. '베테랑'의 손익분기점이 280만명인데 비해 '암살'은 700만명을 넘어선 시점부터 돈을 벌기 시작했다.
결국 올 여름대전에서 '암살'은 관객수에서, '베테랑'은 수익률에서 각각 왕관을 차지하며 윈윈할 게 분명하다. 이병헌-전도연-김고은 주연의 무협 대작 '협녀'가 개봉 첫 주말 30만명 안밖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참패로 일찍 무릎을 꿇은 것도 두 영화 장기 흥행에 더 힘을 실어주게 됐다.
한국영화 대승 분위기 속에서 외화들이 거둔 소득도 짭짤하고 알찼다. 톰 크루즈의 '미션임파서블5'는 이날까지 570만명으로 중박을 거뒀으며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480만 대박, '슈퍼배드' 시리즈의 스핀오프 '미니언즈'도 230만으로 선전하고 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