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가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울림을 선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성적소수자인 방송인 홍석천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앓이가 있을 것 같다는 한 시청자의 말에 홍석천이 울컥해하는 모습을 방송하며 진정한 공감 토크쇼가 무엇인지를 눈 앞에 펼쳐놨다. 연예인의 신변잡기성 이야기보다는 안방극장과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안에 눈을 돌린 ‘힐링캠프’의 진정한 ‘힐링’이다.
‘힐링캠프’가 개편 4주차를 맞았다. 배우 황정민을 시작으로 리쌍 멤버 개리, 제국의 아이들 멤버 박형식, 그리고 지난 17일 방송된 홍석천 편까지. 스타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다른 토크쇼와 차별점을 둔지 4주가 됐다. 방송인 김제동과 시청자 MC 499명이 게스트와 함께 쌍방향 소통을 하는 구성, 바뀐 ‘힐링캠프’의 가장 기본 뼈대다.
시청자 MC는 김제동의 부추김 속에 질문을 하기도 하고, 게스트에게 위로를 하기도 한다. 게스트 역시 시청자 MC를 감싸기도 하고, 재밌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공감하기도 한다. 시청자가 주인공일 수도 있고, 스타가 주인공일 수도 있는 열린 토크쇼인데, 공감이 주는 울림의 깊이는 상당하다.
예컨대 주부인 한 MC가 자신의 아들이 홍석천처럼 성적소수자일 경우 어떨 것 같으냐는 김제동의 질문에 홍석천의 어머니를 먼저 걱정하는 모습, 단 한 번도 연애를 하지 못한 대학생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3일 안에 답을 달라고 말실수를 하자 “죽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야지”라고 자신의 일처럼 정정하는 정창욱 셰프의 모습에서 이 토크쇼가 변화를 택한 진짜 이유를 알 수 있다.
툭 터놓고 이야기한다는 것만큼 쉽지 않은 일이 없는데, 이 프로그램은 ‘너와 나의 이야기를 함께 한다’는 목표 하에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게스트가 위로를 받을 수도, 깨우침을 얻을 수도 있다. 반대로 시청자가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조언을 얻을 수도, 깊은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 진정한 공감을 내세우는 ‘힐링캠프’의 새로운 무기인 셈이다. 스타들의 폭로성 이야기도, 자화자찬도 없다. 그래서 잔잔한 분위기인데, 이 같은 담백한 구성이 안기는 감동의 깊이는 제법 깊다.
새 단장을 한 ‘힐링캠프’가 안방극장에 제안을 하고 있다. 대화를 하며, 함께 위로를 받고 함께 웃자고. 텔레비전 안 스타들 뿐 아니라 시청자에게 악수를 청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힐링캠프’다. / jmpyo@osen.co.kr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