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말한다. 이건 지누션의 노래라고. 확실히 엠넷 ‘쇼미더머니4’ 경연에서 등장한 ‘오빠차’는 지누션의 과거 노래들이 생각날 정도로 예스럽다(?). 귀에 확확 꽂히는 가사는 90년대 지누션을 비롯해 이현도 등이 보여줬던 댄스 힙합 음악을 떠올리게 한다. 여러모로 그간 ‘쇼미더머니4’의 프로듀서 및 래퍼들이 보여준 곡들과는 조금 다른 게 사실이다.
때문에 이 곡이 지난 14일 처음 ‘쇼미더머니4’에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의 반응은 반으로 갈렸다. ‘‘쇼미더머니4’와 어울리지 않는다‘ 혹은 ’의외의 선택이 신선하다‘ 등이다.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쪽에서는 다소 대중적이면서도 옛날 풍의 노래가 생뚱맞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더 나아가 요즘 힙합 스타일에서 확연히 벗어나 멜로디가 강조되고, 래퍼의 랩이 단순화 된 듯한 이 곡이 정통 힙합과는 다르다고 혹평도 있다.
이 같은 반응들 속에서도 ‘오빠차’는 차트 역주행을 이뤄내며, 여러 사이트에서 음원차트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봐야할까?
확실히 칭찬해줄만한 점은 ‘오빠차’가 선택한 차별화된 노선이다. 그간 ‘쇼미더머니4’에서 보여줬던 랩들은 프로그램의 성격이 있는 만큼 요즘 트렌드에 어울리는 곡들이 주류를 이뤘었다. 심사위원들 역시 버벌진트와 산이, 지코, 팔로알토, 박재범, 로코 등 국내 힙합계에서 가장 ‘핫’하다고 여겨지는 이들이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수준과는 별개로 ‘쇼미더머니4’는 지난 시즌들과 더불어 그 내용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무차별적인 ‘디스’ 문화와 자극적이고 공격적이기만 한 랩들에 대해 힙합계에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들이 올라온 것. 모두가 자랑스러워 마지않던 우리나라 유일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지만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강조하다보니, 힙합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같은 흐름은 네 시즌 동안 반복, 확대되며 지켜보는 이들에게 점점 더 피로감을 줬다.
그 가운데 갑작스럽게 등장한 ‘오빠차’는 착하고 유쾌한 내용의 가사가 신선함을 불러 일으켰다. 어쩌면 촌스럽게 볼 수도 있는 멜로디와 리듬이지만, 우직하게 질러버린 복고 스타일은 시원했다. 여러 비판 가운데 시름시름 앓던 ‘쇼미더머니4’에 한줄기 소나기가 된 모양새다. 그런 면에서 힙합 프로듀서로서로서 허를 찌르는 타블로의 감각을 칭찬해줄만하다. 똑같은 음악과 똑같은 논란으로 지쳐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의 대선배이자 다소 이질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지누션이라는 그룹의 스타일을 활용, 통쾌한 한 방을 날렸으니 말이다. 게다가 복고는 가요계의 트렌드다. 여러모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eujenej@osen.co.kr
'쇼미더머니4'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