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눈물도 쏙 빼는 영화['뷰티 인사이드' 개봉③]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5.08.20 07: 15

[OSEN=박판석 인턴기자] 영화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감독, 제작 용필름, 배급 NEW)는 로맨스 영화다. 그리고 우진을 연기하는 21명의 배우들 중에 무려 15명이 남자배우들이다. 확실히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잡은 영화다. 그러나 남자들도'뷰티 인사이드'를 보면서 진실한 사랑이라고 생각한 사람과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며 빠져들면서 보게 된다.그리고 어느새 눈물을 훔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뷰티 인사이드'는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바뀌는 남자 우진과 그를 사랑한 여자인 이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를 처음 보는 순간에 모습이 매일 바뀌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인지 호기심이 먼저 든다. 영화를 보고나면 사랑에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배우들이 계속해서 바뀌지만 영화 속 우진들이 한 명의 우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들 비슷한 말투와 똑같은 분위기를 내며 우진들이 우진을 연기한다.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분량이 긴 우진을 맡은 박서준이 “큰 그림은 감독님 밖에 모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듯이 어떤 배우를 어떤 장면에 넣을지를 조정하며 연기 톤을 고르게 맞춘 백감독의 역량이 발휘된 결과다. 거기에 유연석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레이션을 하며 모습에 휘둘리지 않고 우진에 몰입 할 수 있게 도와 준다.
‘뷰티 인사이드’는 매일 모습이 바뀌고, 배우가 많이 등장하지만 결국 멜로 영화다. 멜로 영화는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가 중요하다. '뷰티 인사이드'는 개봉한지 10년도 훌쩍 넘어서도 사랑받는 멜로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러브 액츄얼리'에서는 친구의 아내를 사랑한다는 갈등 요소를 스케치북 고백을 통해 극복하는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 영화에서 우진은 모습이 매일 바뀌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오래 지속 할 수 없는 것이 중요한 갈등요소다.  그렇기에 그런 조건을 가진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외모를 넘어서그 안에 있는 우진을 봐야한다. 사랑에 빠졌다고 할지라도 내가 그 사람을 알아 볼 수 없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듯 사랑하기에 어려운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순탄치 않은 과정을 영화는 차근차근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우진은 매일 모습이 바뀐다. 우진이 변하는 모습은 할아버지, 할머니, 소년, 소녀, 추남, 미남, 외국인 까지 다양하다. 우진은 모습이 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매일 다른 모습으로 가구 판매점에서 일하는 이수를 찾아가 혼자만의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런 한편으로 매일 찾아가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수를 보며 가슴아파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진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그러면서 우진은 매일 밤 잠 들며 미남으로 깨어나기를 고대한다. 그리고 미남으로 깨어난 날 당당하게 이수를 찾아간다. 한편으로 ‘뷰티 인사이드’ 면서 왜 미남들만 중요한 부분에 등장할까라는 의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진은 그렇게 미남의 모습으로 이수를 찾아가 당당하게 고백을 한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 친구인 상백과 어머니에게 말고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오랜 관계를 이어나가게 된 우진은 서툴다. 서툴기에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이라는 감정을 엄청나게 크게 생각한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 했던 힘든 조건들을 잘 감당하며 예쁘게 사랑을 이어오던 이수도 우진을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 한다. 이 과정이 가슴 아프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매일 얼굴이 바뀌지 않고 평범하게 연애를 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다르다는 것을 생각할 때만큼 상처받는 때도 드물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보는 사람의 과거의 사랑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며 영화에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것은 한효주의 힘이 크다. 한효주는 영화 ‘반창꼬’에서 예쁘고 발랄한 미수역할을 하며 관객들을 반하게 만든 로맨스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한층 더 발전한 연기를 보여준다. 얼굴이 바뀌는 남자를 사랑하면서 낯선 얼굴을 마주할 때 두려움과 하루 동안 바뀐 사람에 적응해 연애하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보여주며 이수와 우진의 연애에 공감하고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를 연출한 백감독이 밝혔듯이 멜로 영화에서 상대배역이 바뀌며 혼자서 감정을 기억하고 감정을 유지하는 어려운 일을 한효주는 결과로 보여준다.
‘뷰티 인사이드’는 독특한 설정과 매력적인 배우들의 등장을 넘어서 사랑에 대해 돌직구를 던지는 로맨스 영화다. 여성들은 물론이고 남성들도 몰입하여 영화관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 혹은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과의 일들을 더듬으며 깊은 여운에 휩싸일 것이다. 오는 20일 개봉./pps2014@osen.co.kr
'뷰티 인사이드'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