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임창정의 진짜 ‘17:1’을 보고 싶다면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8.19 09: 17

 영화 ‘비트’의 명대사는 정우성이 아닌 임창정이 남겼다. 아직도 회자되는 ‘17:1의 싸움’. 영화 ‘시실리 2km’나 ‘1번가의 기적’ 등 여러 영화에서 건달 역을 맛깔나게 소화하고 있던 터라 언젠가는 임창정의 대규모 격투신을 보겠거니 했는데, 이제야 나왔다. 대신 건달이 아닌 형사 역할이다. 
전설의 격투(?)는 영화 ‘치외법권’ 속 한 창고에서 벌어진다. 임창정은 맨몸에 야구 배트 하나만을 들고 악의 소굴로 들어가 무리들을 단숨에 일망타진한다. 이들은 임창정이 휘두르는 시원하게 휘두르는 주먹과 배트 앞에 고꾸라진다. 야구공을 던져 도망가는 보스까지 잡아내며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짓는다.
임창적 특유의 유쾌함도 가미됐다.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한 육탄전이 벌어지기 전 그는 “여기서 류현진의 팬이어서 오늘 꼭 야구 중계를 봐야겠다 하는 사람은 옆으로 열외”라는 예고 멘트를 날린다. LG트윈스의 야구 점퍼를 입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등장한 것도 관객들의 웃음을 사는 포인트. 액션 장면도 ‘멋’보다는 ‘맛’에 가깝다. 상대를 맛깔나게 제압하는 액션으로 오묘한 쾌감을 준다.

영화 ‘치외법권’은 분노조절 안 되는 프로파일러와 여자에 미친 강력계 형사 콤비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조직 보스를 잡기 위해 무법수사팀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코믹 액션. 임창정은 여기서 분노 조절 장애를 앓고 있는 형사 이정진 역을 맡았다.
그가 연기하는 정진은 한 마디로 또라이다. 해외에서 교육 과정을 마친 프로파일러라는 직업과는 상반되는 터프함과 과격함을 가졌다. 노숙자 같은 후줄근한 차림은 옵션이다. 한 손가락으로 쉽사리 턱걸이를 하는 완력과 다부진 체격, 많은 싸움에서 터득한 노하우로 범인을 검거하지만 언제나 주먹이 문제. 일단은 주먹부터 나가는 성격에 정직을 부지기수로 당한 문제의 경찰이다.
이 캐릭터는 ‘치외법권’의 중심에 서있다. 하도 고위층에 돈을 뿌려대는 바람에 법으로는 ‘언터처블’한 사이비 교단의 교주 강성기(장광 분). 그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정진(임창정 분)의 또라이 같은 집념뿐이었다. ‘또라이는 또라이로 잡는다’는 왕팀장(이경영 분)의 전략에 정진은 또 다른 또라이 조유민(최다니엘 분)과 한 팀을 이뤄 강성기를 잡기 위해 나선다.
두 사람이 팀을 이뤄 강성기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들도 영화를 보는 포인트 중 하나다. 임창정은 단순무식한 스타일로 범인들을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자랑하면서도 유쾌함을 놓치지 않는 전매특허 연기를 펼친다. 앞서 여러 작품에서 선보인 건달 역할과 ‘찌질남’의 모습을 콜라보레이션 해놓은 모습이다.  
그와 호흡을 맞춘 최다니엘의 형사 연기에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여자를 밝히는 날라리 형사를 맛깔나게 그려냈다. 특유의 눈웃음과 훤칠한 외모. 여기에 평소 가진 허당이미지까지 더해지면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려낸다.
영화 말미에 정진은 범인을 보자마자 주먹부터 날리는 이유가 설명되는데, 그가 여기서 던지는 대사들이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일단 범인을 잡으면 패. 어렵게 잡아넣어도 다시 기어 나오거든. 그래서 일단은 때려. 그렇게라도 벌을 주고 싶어”라는 대사를 던진다.
법으로는 통하지 않는 세상에 시원하게 주먹을 날리는 통쾌함. 그러면서도 심각하지 않은 유쾌함이 매력적인 영화. ‘치외법권’은 그런 작품이다. 오는 8월 27일 개봉. / 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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