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치는 수사 드라마를 보다 보면 생기는 병이 있다. 바로 재밌지만 자연스럽게 생기는 울화병이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극중 인물들이 조금은 서툴거나 헤매는 과정이 담기기 마련인데, ‘미세스캅’은 속시원한 ‘사이다 전개’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치게 만드는 일이 길게 늘어지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은 아줌마 경찰 최영진(김희애 분)을 필두로 강력계 형사들이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드라마의 기본적인 줄기는 엄마이자 사회악 척결에 나서는 경찰 영진의 고군분투기. 경찰이 주인공이고, 매회 사건들이 펼쳐지는 구조다. 영진과 대립각을 세우는 진정한 악의 축인 강태유(손병호 분)가 있고, 자잘한 사건 속의 범죄자들이 존재한다. 이 자잘한 사건들은 보통 1회 안에 해결이 되는데 영진과 그의 동료이자 부하인 한진우(손호준 분), 민도영(이다희 분)의 활약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물론 태유가 벌이는 극악무도한 범죄들은 이 드라마가 끝까지 품고 갈 이야기. 가장 큰 긴장감을 형성하는 떡밥을 매회 투척하면서, 작은 가지들이 형성하는 긴장감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극의 균형을 맞추는 중이다. 작지만 결국 큰 숲을 이루는 썩은 나무들을 영진을 비롯한 경찰들이 베어나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하는 것.
제작진은 이 같은 썩은 나무을 뿌리 뽑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질질 끌지 않고 한 회에 끝낸다. 매회 새로운 범죄자가 등장하고, ‘능력자’인 영진이 비교적 쉽고 짜릿하게 마무리 짓는 과정을 담아 영웅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것.
그래서 이 드라마는 소시민의 영웅이자, 척박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하는 아줌마 영진이라는 의지하고 싶은 캐릭터를 완성했다. 수사 드라마는 어쩔 수 없이 가슴을 치게 만드는 답답한 구석이 있어야, 결말의 통쾌함이 더해지기 마련이다. 다만 이 드라마는 ‘나쁜 놈’들이 있고, 그보다 더 나쁜 ‘진짜 잡아야 하는 놈’이 있어 안방극장을 시원하게 하는 ‘사이다 전개’가 초반부터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드라마는 시청률 1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일 첫 방송에서 8.4%로 출발한 ‘미세스캅’은 3회 연속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탔다. / jmpyo@osen.co.kr
'미세스캅'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