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NC에는 원종현의 힘이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19 12: 59

"위기는 팀을 뭉치게 한다. 그것이 스포츠의 생리다".
NC는 올 시즌 기대이상으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어 가을야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NC는 강했다. 18일까지 61승44패2무 승률 5할8푼1리로 1위 삼성을 쫓는 2위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 시즌 NC의 전력 약화 요인 중 하나가 지난해 불펜 필승맨으로 활약한 원종현의 공백이었다. 지난해 팀 내 최다 73경기 71이닝을 소화하며 5승3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최고 155km 광속구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어지럼증을 보인 원종현은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다. NC 구단은 올해 뛸 수 없는 원종현이지만 등록선수 명단에서 그를 빼지 않았다. 몸은 떠나 있어도 마음은 함께 하겠다는 의미였다. 선수단도 원종현의 상징이었던 '155' 숫자를 모자에 새기며 다 함께 그의 쾌유를 빌었다.
대장암 수술 후 7개월, 원종현은 12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18일  서울중앙병원에서 마지막 검사 결과 대장암 이상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는 이날 곧바로 김경문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알렸다. 원종현의 목소리를 들은 김 감독도 감격한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종현이가 아주 기뻐하더라. 나도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감사한 일이다"고 감격해 했다.
김 감독은 "사실 올해 쉽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이렇게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 데에는 원종현의 힘이 크다. 그 친구가 갑자기 빠진 뒤 투수들이 '한 번 해보자'며 종현이 몫까지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 임창민이나 김진성이 책임의식을 갖고 덤벼들기 때문에 여기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감독은 "위기는 팀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뭉치게 하는 힘도 있다. 그것이 스포츠의 생리"라며 "종현이도 뒤에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며 기를 전해줬다. 그 힘을 받았다"며 "스포츠의 승패 때문에 힘들 때가 많지만, 우리 선수들이 감동을 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팀 내 최다 64경기 77⅓이닝 6승3패12홀드 평균자책점 2.44로 활약하며 NC 불펜의 새로운 필승맨이 된 최금강도 "종현이형과 처음에는 자주 통화했는데 아픈 형에게 계속 전화를 못 하겠더라"며 "종현이형이 빠져서 불펜이 약해졌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 한 것이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하루빨리 원종현이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서기를 바랐다. 한화 외야수 정현석도 위암을 극복한 뒤 그라운드에 돌아와 감동의 스토리를 쓰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 원종현과 정현석이 한 번 붙으면 짠하지 않겠나? 그런 장면을 생각만 해도 짠하다"며 그의 복귀를 그리고 있었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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