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생각하는 흡혈귀는 악하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존재다.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흡혈하며 살아가는 영생의 존재라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를 끌기 충분하다. 여기에 애틋한 러브스토리까지 추가된다면 더할 나위없다. 특히 영화나 소설에서 흡혈귀의 존재가 매우 매력적이고, 특히 섹시하게 표현되면서 꽤 탐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배우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로버트 패틴슨이 그랬던 것처럼 특히 남자 흡혈귀의 경우 많은 여성 팬들의 지지가 따른다. 최근 국내에서는 이준기와 이수혁이 그 계보를 잇고 있다. 극명하게 선과 악의 구도가 나뉘지만 '착하고 나쁘다'를 잠시 접어두면, 두 사람 모두 꽤 매력적인 흡혈귀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이다. 더불어 여의주가 가세하면서 '밤을 걷는 선비'에 섹시 흡혈귀 트리오가 탄생한 모습이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 13회에서는 귀(이수혁 분)가 김성열(이준기 분)을 자극하기 위해 노학영(여의주 분)을 완전하게 죽이지 않고 흡혈귀로 만드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윤(최강창민 분)은 현조(이순재 분)와 노학영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을 보고 망연자실, 귀를 처단할 수 있는 비책 조양선(이유비 분)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귀는 이윤 앞에서 노학영의 피를 흡혈했지만 그를 완전히 죽이지 않았다. 흡혈귀로 만들어 사람들을 공격하게 만들었고, 특히 성열이 보호하고 있는 양선을 위협하게도 했다. 성열은 가까스로 양선을 구해냈지만 이를 계기로 양선과 이별할 것이 예고됐다.
'밤을 걷는 선비'는 흡혈귀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특히 흡혈귀를 연기하는 이준기나 이수혁 모두 캐릭터에 딱 맞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률을 떠나서 이준기와 이수혁이 만들어가는 '섹시한 흡혈귀' 캐릭터에 반응은 뜨겁다.
특히 사극 불패 신화를 쓰는 이준기는 '밤을 걷는 선비' 속 김성열과 매우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특유의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사극에서 유독 빛나는 이준기가 흡혈귀와 로맨스라는 소재를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 눈빛부터 줄곧 상상해왔던 흡혈귀의 모습을 한 이준기는 특히 비극적인 사랑이 더해진 촉촉한 눈빛, 흔들림 없는 연기로 그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갓준기'라는 애칭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수혁 역시 특유의 신비로운 매력이 흡혈귀 캐릭터를 만나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극중 악의 근원으로 꼽히는 귀 캐릭터를 연기 중인 이수혁은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신비로운 눈빛, 특히 굵고 낮은 목소리로 이준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표현해내고 있다. 악한 캐릭터지만 귀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도 상당하다.
이준기와 이수혁에 이어 등장한 흡혈귀는 여의주가 연기하는 노학영. 영화 '브레이킹 던'에서 여자주인공 벨라가 흡혈귀로 변신한 후 한층 업그레이드 된 미모로 스크린에 등장했을 때의 느낌이다. 깔끔하게 틀어올렸던 머리를 풀고, 스모키 화장을 더한 흡혈귀 노학영은 또 그만의 매력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야말로 여심 홀릭 드라마임이 틀림없다.
'밤을 걷는 선비'는 인간의 본성을 잃지 않은 뱀파이어 선비 성열이 절대 악에게 맞설 비책이 담긴 정현세자비망록을 찾으며 얽힌 남장책쾌 양선과 펼치는 목숨 담보 러브스토리다. /seon@osen.co.kr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