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의 진심이 국민을 움직였다. 진상필(정재영 분)이 국민 '진상남'에서 '진심남'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비록 어려운 용어는 모를지라도, 진심으로 국민을 생각한 그의 확고한 신념은 그의 존재감을 빛나게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에서는 상필과 찬미(김서형 분)가 TV토론에 출연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방안에 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변호사 출신인 찬미는 딴청계를 선언한 상필의 힘을 빼기 위해 그를 국민 앞에서 망신주려 했다. 전문지식과 거침없는 언변으로 토론을 주도한 찬미 앞에서 부동산 용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필은 계속해서 말을 더듬었고, 찬미에게 무릎을 꿇는 듯했다.
하지만 상필은 "사실 어려운 용어 모른다. 공부도 많이 못 했다"고 털어놓으며 "하지만 이번 법안이 7포 세대라 불리는 우리의 젊은이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쯤은 안다. 법안 내고 싶으면 내시라. 다만 나에게 찬성하라고 강요하지 마라. 난 젊은 세대들이 나중에 작은 집이라도 얻게 해주는 법안, 그런 법안에 도장을 찍겠다", "나는 대출은 꿈도 못 꾸는 신용불량자들, 전셋값이 일 년 연봉보다 많이 올라서 변두리 알아보러 다니는 사람들, 집 한 채가 가진 것 전부여서 사고팔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들 살리는 일 하겠다"고 호소해 가슴을 울렸다.
방송 전 시청자들이 예상한 상필과 찬미의 우승 확률은 4대 96로 찬미가 크게 앞섰던 상황. 하지만 상필의 진심이 담긴 호소는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상필은 결국 53대 47로 상미를 이기는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상필의 진심이 제대로 통한 것. 이처럼 상필은 청와대 지시로 추진된 법률안 당론채택을 국민 앞에서 무산시키는 등 진심 하나를 무기로 국회를 들썩이게 하는 중이다.
상필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에 그저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국민을 대표해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하는 국회의원인 그는 누구보다 국민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려는 노력과 열정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것. 이러한 상필의 진심은 국민을 움직였고, 국민의 지지는 다시 상필에게 힘을 실으면서 그가 몰고 온 훈풍이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했다. 진심이 왜곡되지 않는 세상, 그것이 아직 통하는 세상이 시청자의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어셈블리’는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 '진상남'에서 카리스마 '진심남'으로 탈바꿈해가는 유쾌한 성장 드라마.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 세세한 이면과 ‘정치하는 사람들’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국 정치의 단면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jykwon@osen.co.kr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