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배우 김태희가 기자들과 함께 연인 비(정지훈)와 소풍을 가야할 상황에 놓였다. 바로 첫 방송 전 “시청률 18% 넘기면 기자들과 소풍 가겠다"고 걸었던 공약 때문.
정웅인은 지난 달 30일 열린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극본 장혁린/연출 오진석)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공약을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이어 도시락은 자신이 준비하겠다며 김태희에게는 “비를 데려와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 말고 네 남자친구”라며 짓궂게 덧붙였다.
이에 주원은 치킨을, 채정안은 맥주를, 조현재는 소주를, 스테파니 리는 보드카를 사오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출연자들도 거들고 나서자 김태희 또한 빼도 박도 못하고 어색하게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사실 시청률 불경기라 불리는 현재, 18%라는 시청률은 배우들의 바람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와 기자의 소풍이라는 다소 막연한 공약 역시 기분 좋은 농담에 가까웠다. 그런데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꿈이 현실이 됐다. 2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송된 ‘용팔이’ 5회는 전국 기준 18.0%를 기록했다.
사실 이러한 ‘용팔이’의 기세는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 5일 첫 방송에서 11.6%로 출발, 2회에서 14.1%, 3회에서 14.5%를 기록, 4회에서 16.3%를 기록하며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기 때문. 이는 평일 미니시리즈 중 보기 드문 수치의 시청률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쯤 되니 모두의 기억 속에 잊혔던 정웅인의 ‘소풍 공약’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약속했던 것처럼 ‘용팔이’의 배우들이 기자들과 소풍을 떠날 것인지, 김태희는 연인 비를 데리고 올 수 있을지에 대해 말이다.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연예가의 큰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
하지만 ‘소풍 공약’의 현실화는 불투명해 보인다. ‘용팔이’는 현재 생방송에 가까운 빡빡한 촬영 일정이 잡혀있다. 정웅인은 제작발표회에서 공약뿐만 아니라 열악한 현장에 대해서도 밝힌 바 있다. 그는 "보통 초반에 3~4부 정도 찍고 미리 준비하는데 지금 거의 총 4부를 촬영 중이다. 최악이지만 질적, 비주얼적, 드라마적으로 퀄리티가 좋은 드라마를 뽑기 위해 불철주야 촬영 중이다"라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고군분투 중임을 전했다.
공약을 떠나 기분 좋은 상황에 처한 ‘용팔이’. 과연 평일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시청률 20%를 달성하며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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