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밤선비' 이준기, 숨 죽이고 지켜본 '미친 연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21 06: 56

뱀파이어를 연기하는 배우 이준기의 연기가 절정으로 치달은 모양새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흡혈귀를 어쩜 그렇게 잘 표현해내는 건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신기하다는 생각 뿐이다. 이유비를 향한 애틋한 마음에 슬픔이 가득찬 서글픈 눈빛은 물론이고, 사람을 향한 흡혈 본능을 참는 뱀파이어를 떨리는 얼굴 근육으로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신들린 연기 덕분에 드라마에 몰입하는 데 한결 수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뱀파이어에 최적화 된 매력적인 외모와 미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 이하 밤선비) 14회에서 김성열(이준기 분)이 입고 다니던 검은 도포를 빼앗기면서 점차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준기가 성열의 안타까운 상황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면서 보는 재미를 높였다.

이날 성열은 뱀파이어가 된 노학영(여의주 분)과 싸우다 도포 자락 일부가 찢겨나갔다. 학영을 찾았다 우연히 이를 발견한 귀(이수혁 분)는 그 도포를 입으면 대낮에도 아무 문제 없이 밖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는 스승 해서(양익준 분)가 성열에게 물려준 것으로, 앞서 귀의 공격을 받고 죽은 해서는 성열이 낮에도 거닐 수 있고, 120년 동안 귀의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 검은 도포를 넘겨줬었다. 성열은 그동안 이 도포를 입고 안위를 지킬 수 있었으나 귀의 계략으로 생과 사의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귀의 심복인 최혜령(김소은 분)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성열의 빈틈을 노려 마치 과거 정혼자였던 이명희(김소은 분)인 척 연기를 했다. 혜령이 성열의 곁으로 다가갔을 때, 이미 혼미해진 상태에 빠진 성열은 혜령과 명희를 구분하지 못했고, 결국 혜령은 검은 도포를 훔치는데 성공했다. 그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성열의 상황에 슬픔 마음은 숨기지 못하는 눈빛을 보였다.
도포를 잃은 성열은 햇빛이 내리쬐면서 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됐다. 도포를 잃은 데다 오랜 시간 흡혈을 하지 못한 탓에 길에 쓰러질 정도로 힘이 약해진 것. 성열은 인간을 해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일부러 흡혈을 하지 않았다. 사람을 죽이는 악귀와 다른 수호귀이기 때문.
심복 호진(최태환 분)의 도움으로 동물의 피를 마실 수 있었지만, 이 모습을 조양선(이유비 분)에게 들키고 말았다. 성열은 수치스러운 마음에 양선의 곁을 떠났고, 그는 성열의 존재에 혼란스러워 하며 눈물을 흘렸다. 세자 이윤(심창민 분)은 양선에게 어린시절 함께 자란 서진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너를 귀에게 희생해야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하며 양선을 귀 앞으로 데려가려 했다. 하지만 성열이 양선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섰다.
사극 불패 신화를 써 온 이준기는 김성열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특유의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방송 전부터 높은 기대를 불러 모으더니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눈빛부터 줄곧 상상해왔던 흡혈귀의 모습을 한 이준기는 이유비와의 비극적인 사랑이 더해진 촉촉한 눈빛, 흔들림 없는 카리스마로 본연의 미친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유독 사극 장르에서 빛나는 이준기가 흡혈귀와 로맨스라는 소재를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듯하다. 귀를 없애기 위해 이윤과 대립하게 된 만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purplish@osen.co.kr
'밤선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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