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일은 참 순한 사위다.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이만기, 남재현과는 달리 장모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장모의 말이 법인 양 따르고 순종하는 박형일은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며 살가운 딸처럼, 혹은 듬직한 아들 같은 모습으로 장모를 웃게 했다.
박형일은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SBS ‘백년손님-자기야’에서 장모와 함께 물질을 하고, 태풍 때문에 망가진 그네를 고치며 하루를 보냈다.
이날 박형일은 해병대 출신에도 불구, 잠수를 하지 못해 웃음거리가 됐던 지난날의 설욕을 위해 다시 한 번 물질에 도전했다. “파도가 센데 들어갈 수 있냐”는 우려 섞인 장모의 말에도 불구, “들어갈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한 박형일은 당당하게 물에 들어갔다. 하지만 물에 들어가자마자 금세 긴장한 표정으로 변한 그는 여전히 숨쉬기조차 쉽지 않아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머리부터 입수를 했지만 도무지 가라앉지 않는 박형일을 장모가 직접 몸을 누르며 가라앉혀 보려 했지만 겁을 먹은 그는 재빨리 물속을 탈출했고, 연달아 개구리 헤엄치듯 허우적거리는 사위의 모습에 장모는 평소 무뚝뚝한 모습과는 달리 처음 들어보는 돌고래 웃음소리까지 발사하며 폭소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장모의 직업인 해녀 일을 체험해 본 박형일은 물 밖에 나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털어놓으며, 그런 것들마저 참고 가다듬는 장모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감탄했다.
한편 박형일은 어설프고 실수 연발이었던 물속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태풍으로 인해 망가진 장모의 그네를 고치며 듬직한 사위다운 모습을 뽐냈다.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강했던 태풍에 그넷줄은 끊어져 버렸고, “고쳐 쓰면 될 텐데 어떻게 하냐”는 장모의 말에 박형일은 그네를 한 번 살펴보더니 순식간에 진단을 완료했다. 손재주가 좋은 그는 안전 고리를 손보고 새 로프를 연결해 금세 그네 수리를 완료했고, 장모는 어린 아이 같은 모습으로 뒤를 밀어 보라며 사위가 고쳐 준 그네를 탔다. 발에 땅이 닿지 않는다며 장모를 놀리는 박형일과 그에 반박하는 장모 사이에는 이미 장모와 사위라는 어색한 벽은 사라지고 없었다.
딸, 혹은 아내라는 한 사람으로 인해 가족으로 맺어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려운 존재이기도 하고, 영원히 가까워지기 힘든 사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할 때, 멀게만 보였던 두 사람의 거리는 줄어들고 어색한 벽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어설프고 어리바리하지만 때로는 듬직한 사위 박형일과 카리스마 넘치고 무뚝뚝하지만 물질하느라 고생한 사위를 위해 손수 몸국까지 끓이며 무심하게 사위를 챙기는 장모 박순자 여사. 두 사람에게 장서 갈등은 먼 나라 얘기인 듯하다.
한편 '백년손님-자기야'는 고부갈등 보다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장서(사위와 장모)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들이 함께 지내며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 / nim0821@osen.co.kr
‘백년손님-자기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