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이 역대 16번째로 천만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암살'의 천만 관객 돌파 이유를 두고 각자의 견해가 분분하지만, 영화적 재미보다는 대중의 애국심 자극에 집중해 가능했다는 견해들이 유독 눈에 띄고 있다. 정말 '암살'은 소위 말하는 '국뽕 영화'라서 잘된 걸까.
'암살'은 지난 15일,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친일파 암살단을 다룬 '암살'이 마침 광복 70주년, 광복절에 천만 관객을 돌파, 그 의미를 더했다.
덩달아 '암살'이 애국심 고취에만 열을 올린다는 네티즌의 의견은 더욱 그 기세를 올렸다. 지난해 '명량' 때부터 일었던 '국뽕 영화'에 대한 논란은 올해 개봉했던 '연평해전'에서도, 그리고 이번 '암살'에서도 피해갈 수 없었다.
'국뽕 영화'를 주장하는 이들은 '암살'이 영화적 재미보다는 친일파 암살단이라는 소재가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때마침 광복 70주년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독립군들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이에 힘을 받아 '암살'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최동훈 감독 특유의 대사 맛이 전작들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점도 이들이 '암살'을 '국뽕 영화'로 주장하는 이유다. 그간 최동훈 감독은 '타짜', '전우치', '도둑들' 등의 작품을 통해 재치 넘치는 대사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살'에선 재치 넘치는 대사보단 영화의 스토리에 힘을 준 것이 사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암살'을 단순히 '국뽕 영화'라고 치부하기엔 최동훈 감독의 스토리텔링의 힘을 무시할 수가 없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 단순히 친일파 암살작전에 나선 암살단의 이야기로 축약할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 숨은 극적인 스토리들이 영화의 재미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우선 주인공 안옥윤(전지현 분)을 둘러싼 이야기가 영화를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인을 하고 있다. 천만 관객을 넘겼지만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자세한 설정은 밝히지 않겠으나, 안옥윤의 스토리는 '암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굵직하고 그만큼 흥미롭다.
캐릭터 만들기에도 재주가 있는 최동훈 감독이기에 '암살' 속 캐릭터들도 매력적이다. 앞서 언급한 안옥윤을 제외하고서라도 내면적으로 불안정한 염석진(이정재 분), 상남자의 표본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분), 그의 곁을 지키는 영감(오달수 분) 등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것도 '암살'의 천만을 수긍하게 하는 이유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등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라인업 역시 이유 중의 하나. 연기력은 물론, 흥행성까지 입증받은 배우들이기에 '암살'을 '국뽕 영화'라고만 치부할수는 없지 않을까.
한편 '암살'은 지난달 22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