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어왔다고 잘 안 되진 않았으면…."
Mnet '슈퍼스타K7' 심사위원으로 새롭게 합류한 가수 성시경이 제작발표회 당시 내뱉었던 솔직한 심정을 담아낸 발언이다. 시즌1부터 무려 6년을 함께 했던 '슈퍼스타K'의 터줏대감 이승철이 빠진 공석을 대신해 들어왔으니 그도 그럴 수 밖에.
성시경은 "내가 들어왔다고 잘 안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 잘 되면 좋고, '쌤쌤'(same-same)이라도 됐으면 한다"는 게 그의 바람. 1회에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아무래도 '더 안 될 것 같은 걱정'은 이만 잠시 넣어둬도 될 것 같다. 지난 20일 방송된 '슈퍼스타K7'은 그야말로 호평 일색이니깐 말이다.
특히 이 호평이 방송 전부터 이어졌던 각종 우려를 뚫고 표면으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더 눈여겨볼만하다. 참가자 자질 논란이라든가, 쓸데없이 열받게 하는 낚시 편집을 앞세운 Mnet 특유의 '악마의 편집'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주목해야 한다. 최근 동채널에서 방영되는 '쇼미더머니4'가 매 방송 때마다 각종 잡음들을 생성하며 이슈몰이 선봉장에 섰던 것에 대한 학습 효과로 '슈퍼스타K' 역시 비슷한 취급을 당했으니깐.
성시경에 대한 평가도 꽤 긍정적이다. 아무래도 '독설가' 이승철이 빠지고, 그 자리를 메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그 부담감을 안고 기대 이상으로 적절한 심사평을 보여줬다. 굳이 '독설'의 공백을 채우겠다고, '독설가' 코스프레를 시도하지 않은 것도 그런 점에서 훌륭했다.(오히려 제작진은 편집을 통해 성시경을 '독설가'로 만들고 싶어하는 듯 했지만 말이다.)
이는 성시경의 발언 하나를 다시 되짚어보게 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이먼 코웰을 언급했던 대목이다.
성시경은 "굳이 그런 독설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저렇게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데, 니까짓게 감히 내 시간을 뺏어?'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세상에 많지 않다. 내가 독설을 하는 이미지지만, (심사를 할 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발언했다. 모두 맞는 이야기다.
어떤 이에게는 따끔한 독설 한방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TV에서만 봤던 선망했던 진짜 가수들 앞에서 심사를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떨려서 기량 발휘가 힘겨울 수도 있는 노릇이다. 거기에 독설까지 퍼붓는다면 실력을 곧이곧대로 발휘할 수나 있을까. 심사위원의 한 번의 토닥거림이 어쩔 때는 진짜 원석을 발굴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결론적으로 성시경의 이번 선택은 옳았다. 심사위원은 물론, 평소 친분이 두텁다던 윤종신과의 '예능적 케미' 역시도 훌륭했으니깐. 성시경이 이번 '슈퍼스타K7'로 다양한 원석들을 만나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져, 새 음반 발매로까지 이어진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다는 바람도 딱 한 스푼 얹어본다. / gato@osen.co.kr
'슈퍼스타K7'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