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번째 시즌이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래도 7년을 버티게 만든 원동력은 Mnet '슈퍼스타K' 팬들의 끈끈한 사랑임에 분명하다. 국민 오디션이란 애칭까지 얻었던 '슈스케'는 하지만 시즌 5, 6을 거치면서 '이제는 그만 할 때가 됐다'는 일부의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슈퍼스타K7'은 거짓말처럼 단 1회의 방송 만으로 이같은 잡음을 모두 사그라지게 만들었다.
더욱 대단하고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슈퍼스타K7'의 경우 '악마의 편집'이나 논란 등의 부정적 이슈 없이, 오롯이 참가자들의 실력이나 그 장르적 다양성에 초점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분명 지난 20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7'에는 또 한 번 '역대급'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좋을만한 시즌의 포문이었다. 첫 방송 전 선공개된 박수진, 김민서, 케빈 오 등 3인의 참가자 영상은 마두식 PD의 말처럼 그야말로 '예고편'에 불과했다.
첫 등장한 18세 참가자 유용민은 훈훈한 외모에 작사, 작곡, 노래 실력까지 모두 갖춰 윤종신으로부터 "다듬어지지 않았는데 곳곳에 보석이 있다"는 평을 들었다. 애틀랜타에서 온 클라라 홍은 미국 '더 보이스'에 출연한 경력이 있고 마룬 파이브의 애덤 리바인, 퍼렐 윌리엄스, 그웬 스테파니에게 러브콜을 받은 실력자. 팝송이 아닌 이문세의 '사랑은 늘 도망가'를 부른 클라라 홍은 허스키 보이스에 애절한 감성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흔들며 만장일치 합격을 받아냈다.
퍼포먼스와 노래가 모두 소화 가능한 스티비 위너는 마크 론슨의 '업타운 펑크(Uptown funk)'를 부르며 안무를 소화했고 여유 있는 무대매너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시선을 집중케 한 자밀 킴, 중식이 밴드도 반드시 향후 주목해야할 참가자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실력자들이 이렇게 또 속속(그것도 대거) '슈퍼스타K' 새 시즌 때마다 등장할 수 있을까?
이쯤되니 바로 제작진의 편집에 대한 의구심도 품을 수 밖에 없다. 혹시 '악마의 편집' 이야기냐고? 솔직히 감성팔이가 등장했긴 하지만 그리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것 보다는 우승 후보로 꼽힐 만한 실력자 참가자들을 1회에 다 모아놓은 것 아니냐는 의심, 소위 1회에 '올인'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이른바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이들은 첫 회 등장만에 단박에 '우승 후보군'으로 솟구쳐 올랐다. 아마 이들이 향후 슈퍼위크를 쥐락펴락하는 전부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등장했다.
자, 과연 그런걸까. 실제로 '슈퍼스타K'의 최근 몇 시즌을 떠올렸을 때, 우승자나 준우승자, 혹은 슈퍼위크에 갈만한 인재들이 첫방송에 얼굴을 한 번쯤 내비친 사례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침체기'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하는 데 '실력파 참가자'만큼 좋은 카드는 없으니깐 말이다.
그럼 역시나 이번 '슈퍼스타K7'도 예외가 아닌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작진의 답변은 "NO"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도, 첫방을 앞두고도, 첫방이 성공적으로 끝나고도 '슈퍼스타K7' 측이 내놓은 답변은 "이번에는 1회에 실력자를 전진 배치하지 않았다"다.
'슈퍼스타K7' 관계자는 이날 OSEN에 "솔직히 앞서 '슈퍼스타K' 시리즈들이 1회에 실력파를 전진배치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이 형식을 과감하게 타파했다"며 "전체적인 회차가 늘어난 것과, (전진배치에 대한) 폐해가 감지돼 이번 시즌은 1회~3회에 실력자들을 분산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2~3회에 눈에 띄는 참가자 비율이 확실하게 높아질 것"이라 장담하며 "아직 정통 보컬라인이 나오지 않았다. 10대들과 해외파 실력파는 절반 정도만 공개됐으며, '슈퍼스타K'의 정동 강호로 꼽히는 서울 지역과 부산 지역은 아예 보여주지도 않은 상태다"라고 향후 2~3회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아직 '진짜'로 볼만한 참가자들이, 2회와 3회에 3주정도에 걸쳐 차례로 모습을 보일 것이니, 더 기대해도 좋다는 말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번 '슈퍼스타K7'은 그 동안의 적잖은 부진을 제대로 씻어낼 수 있는 시즌임에 분명할 터. '이제는 그만 할 때가 됐다'는 일부의 비아냥을 완벽하게 확실하게 불식시킬 수 있을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시즌1부터 6년째 '슈퍼스타K' 터줏대감 이승철도 빠지고, 금요일 밤에서 목요일 밤으로 시간대를 변경하는 등 적잖은 변화를 겪으며 우려를 더욱 키웠던 '슈퍼스타K7'이, 어쩌면 한동안 음악팬들과 시청자 모두를 감탄과 설렘으로 이끄는 일을 만드는 건 아닐까. / gato@osen.co.kr
'슈퍼스타K7'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