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해선 “김태희? 주원에 맡기고 떠나려니 걱정” [인터뷰]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8.21 13: 38

“이 구역의 사이코는 나야” 유명한 미국 드라마의 대사가 이보다 적절할 수는 없었다. ‘용팔이’ 속 황간호사는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포스로 시선을 사로잡더니, 극이 진행될수록 광기어린 행동과 소름끼치는 집착으로 역대급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동시에 이를 연기한 배우 배해선(41)에 대한 관심 또한 쏟아졌다.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는 지난 20일 방송된 6회를 기점으로 시청률 2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황간호사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극 중 황간호사는 잠들어있는 여진(김태희 분)을 극진히 보살피면서도, 그 이면에는 끔찍한 집착과 소름끼치는 광기를 숨긴 이중적인 캐릭터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하며 극에 몰입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마침내 폭주하며 병원장을 흉기로 찌른 후 끌려가는 황간호사의 모습이 그려지자, “이제 황간호사 안 나오는 거냐”며 아쉬운 반응이 이어졌다. 그만큼 황간호사라는 캐릭터는 ‘용팔이’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배해선은 단번에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사실 그는 ‘모차르트’, ‘아가사’ 등의 대형 무대에서 수년간 활동한 잔뼈가 굵은 뮤지컬 배우다. 드라마로는 ‘용팔이’로 데뷔한 셈. 처음부터 화제의 중심에 선 주인공 배해선을 통화로나마 만나봤다.
- ‘용팔이’ 촐연 후에 엄청난 화제가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그동안 촬영을 계속 하고 있어서 이런 반응이 있는 줄 몰랐다. 정말 너무 얼떨떨하고 감사하다. 첫 드라마인데 운이 좋아서 황간호사라는 좋은 배역을 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드라마 시작 전, 황간호사가 어떤 캐릭터라고 들었나.
“특이한 캐릭터라고 느꼈다. 비뚤어진 집착과 매력적으로 그려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외에는 많은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굉장히 강한 부분이 있는데, 방송에 어떻게 비춰지고 그려질지 몰라서 굉장히 조마조마했다.”
 
- 황간호사는 왜 그렇게 한여진에게 집착하는 건가.
“원래는 황간호사가 스토리가 있다. 드라마 상에서는 그려지지 않았지만, 내가 처음에 들었을 때는 황간호사가 여진이 집에 상주했던 전담 간호사였다. 어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여진이를 봐오고 그 나름의 삶이 있었는데 방송에서는 그런 부분이 배제됐다.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도대체 왜 저러는 거냐’고 물어보시더라. 사실은 황간호사가 여진에 대한 왜곡된 애정으로 삐뚤어졌고, 여진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을 질투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역시 여진이를 인형처럼 자기의 것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크다.”
- 캐릭터 말고도 연기를 잘했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내가 (방송을) 봤을 때는 창피하고 부족한 부분만 보였다.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랬었는데 반응이 좋으니까 굉장히 부끄럽다. 아무래도 맡은 배역과 캐릭터가 갖고 있는 힘이 있다 보니까 보시는 분들이 강렬하게 기억하고 좋게 봐주신 것 같다.”
- 지난 회에서 황간호사가 끌려갔는데, 이제는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건가.
“8회 한 신 남았다. 스태프들도 다들 아쉬워하시더라. 이제 막 이야기를 펼칠 것 같은데 떠나니까 그런 것 같다. 사실 인터넷으로 기사 같은 걸 안 봐서 이런 관심에 익숙한 사람이 아닌데 지인들이 기사를 캡처해서 보여주곤 한다. 오래 나오면 좋을 텐데 저도 아쉽다. 무엇보다 태현이한테 여진이를 맡기고 가는 게 가장 걱정이다. (웃음)”
- 계속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었는데, 이번에 드라마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로 여러 차례 제안을 받았지만 공연을 위주로 하다 보니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웠다. 그래서 좋은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미리 약속된 공연이랑 겹쳐서 적당한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이 드라마를 하려고 그랬는지 하기로 했던 공연이 미뤄져서 시간이 생겼다. 이렇게 이슈가 되고 황간호사 캐릭터가 많은 분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 ‘용팔이’ 이후에도 드라마 출연 계획이 있나.
“차기작은 아직 고민 중이다. 황간호사 캐릭터가 너무 세서 이제는 심플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 작품 제안을 많이 받은 건 아니지만 고민 중이고, 일단은 준비 중인 연극이 코앞이다. 앞으로는 드라마나 영화 쪽에도 비중을 두려고 한다. 빠르게는 가을에 영화로 찾아뵐 것 같다.” / jsy901104@osen.co.kr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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