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수아가 에이핑크 보미 시구에 대해 “같은 연예인이 봐도 너무 멋졌다”고 말했다. 2005년 여자 연예인의 시구 문화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상적인 시구 모습을 선보인 ‘홍드로’의 관전평이라 눈길이 간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빙수가게에서 맞닥뜨린 홍수아는 “최근 지인에게 에이핑크 보미의 시구 장면이 온라인에서 화제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뒤늦게 찾아서 봤는데 안정적인 투구 폼과 특히 와인드업 자세가 실제 선수처럼 각이 잡혀 놀랐다. 오랜 기간 연습한 티가 났고, 그 영상을 보니 제가 시구 연습할 때 생각도 나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다부지게 꽉 다문 보미의 입술과 포수 미트를 향해 힘차게 공을 뿌리는 모습 역시 예쁘게 보이기보단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확연해 자신도 모르게 환호를 질렀다는 말도 덧붙였다.
홍수아는 “저 역시 시구를 부탁한 구단과 선수들, 야구팬들에게 누를 끼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 2주간 손에 물집 잡힐 만큼 연습했었다”면서 “매니저 실장님과 구단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난생 처음 글러브를 꼈던 건데 팬들에게 홍드로라는 영광스런 닉네임까지 얻어 몸 둘 바를 몰랐고 엄청 기뻤다”며 배시시 웃었다.
“만약 그때 시구로 인기를 끌고 포털 검색어에도 올라야지 하는 불순한 의도가 있었다면 절대 화제가 안 됐을 거예요. 여자 연예인이 예쁜 척 안 하고 가식을 내려놓는 모습이 그냥 보기 좋으셨던 것 아닐까요?”
예쁜 척을 포기했던 홍수아에게 최근 화제가 된 성형수술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단순히 예뻐져야 한다는 생각만 있었던 건 아니다”면서 “물론 실망했다는 분도 계시지만 2년간 중국에서 배우로 자리 잡기 위해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속상한 일도 많았고 주연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경사스런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중국 쪽에서 제안하는 방향을 따르게 됐고, 평소 연기자로서 불만이었던 작은 눈을 이참에 고쳐보자고 결심했죠. 겁도 많이 났고 악플러도 두려웠지만 지금은 전혀 후회 없고 만족스러워요. 한층 밝아진 저를 보고 부모님도 많이 좋아하세요.”
홍수아는 “누구나 말 못할 콤플렉스가 있기 마련인데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다”면서 “대중에게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직업 특성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성형을 무조건 두둔하는 입장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환점을 돈 사극 영화 ‘포졸’을 찍고 있는 홍수아는 “혹시 올 가을 한국시리즈에서 시구 섭외가 온다면 응할 건가”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 없이 “당연하죠”라며 빙수를 떠먹던 스푼을 내려놓고 오른쪽 어깨를 들썩였다.
지난 2005년 잠실구장에서 개념 시구로 눈도장을 찍은 홍수아는 2007년 플레이오프에 이어 이듬해 10월 한국시리즈 5차전에 홍드로라는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bskim01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