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석정이 말로만 듣던 전세대란을 겪고 있다. 내 몸 하나 누일 곳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그가 새 집을 알아보느라 이곳저곳을 누비고, 경제관념이 없다는 타박 하에 공부를 하는 모습은 '너와 내가 겪는' 고단한 현실의 축소판과 같았다. 세상 사람들 어떻게 살아가냐는 황석정의 한숨이 많은 이들을 공감하게 했다.
황석정은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혼자 사는 일상을 진솔하게 풀어가고 있다. 늘 정이 많아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고, 소박한 행복에 즐거워하는 그의 모습은 이 프로그램의 따뜻한 요소를 책임진다.
그는 지난 21일 방송에서 오는 11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난감한 현실을 펼쳐놨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진행될 줄 몰랐다는 황석정의 말에서 짙은 고민이 느껴졌다. 재개발을 코앞에 둔 아파트라 시세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집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모아둔 돈도 많지 않았고, 경제관념도 부족해 자꾸만 고개만 숙이게 됐다.
가족 부양을 하느라 이 나이 먹도록 돈을 모으지 못했다고 처음 본 부동산 중개인에게 털어놓고, 언제든 가족에게 돈을 줘야 하기 때문에 저축성 예금 계좌 하나 없다는 말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경제관념이 투철한 김생민의 조언대로 저축을 하겠다는 황석정의 다짐은 하루 종일 척박한 현실을 경험하며 이리저리 휘둘린 그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을 아프게 했다.
새로운 집을 보러 다닐 때마다 절망하고, 상심하는 일을 겪는 이가 어디 황석정 뿐이겠는가. 오죽 집 구하기가 어려우면 전세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황석정의 소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렸을 돈 때문에 깊은 고심을 하는 모습에 안방극장은 왠지 모를 찡한 감정을 느꼈다. 뾰족한 해결의 수가 없어 답답하고, 덧없는 지난날을 상기시켜도 죄지은 것 없어 더 절망스러운 마음. 참 어려운 세상살이의 단면을 이날 황석정의 일상을 통해 마주할 수 있었다.
황석정은 이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나? 서울 하늘 아래 많은 사람들이 힘겹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그렇다. 독하게 살아야 하는데, 내가 이를 악물고 살 수 있을까 싶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어쩐지 피곤이 가득한 그의 얼굴의 잔상이 꽤 오래도록 남도록 말이다.
한편 스타들의 혼자 사는 일상을 담는 관찰 예능인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 황석정, 김용건, 강남, 김동완, 육중완, 김영철, 강민혁이 출연 중이다. / jmpyo@osen.co.kr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