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가 아닌 멤버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었다. 지난 회부터 ‘삼시세끼’에 등장한 이선균은 특유의 버럭하는 모습과 호탕한 웃음으로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거기에 화려한 요리 실력과 의외의 허당 면모가 더해지며 기대 이상의 예능감을 뽐냈다.
이선균은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에서 6년 만에 도전한 파스타뿐만 아니라, MSG를 가미한 김치찌개와 마약 옥수수 등 다양한 요리와 함께 옥수수 1000개 따기에도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으로 맡은 바를 다했다.
이날 이선균의 파스타를 만들어달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드라마 ‘파스타’ 끝나고 처음 하는 거다. 무려 6년만이다”라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요리를 시작하자 ‘파스타’ 속 최현욱 셰프가 돌아온 듯 금세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는 보조 셰프를 담당하는 김광규에게 이것저것 지시하며, 조금만 행동이 느려도 금방 버럭하는 모습으로 두 사람의 앙숙 ‘케미’를 예고했다.
이선균의 손길로 금세 뚝딱 만들어진 요리는 놀라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제일 먼저 자신의 파스타를 맛 본 이선균은 자신 없던 모습은 언제였냐는 듯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맛있다”는 말만 연발했다. 사실 그 맛은 쉴 새 없이 입으로 파스타를 가져가는 옥택연과 이서진의 모습으로도 알 수 있었다. 6년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셰프의 실력이었던 것.
그의 활약은 옥수수 밭에서도 이어졌다. 무려 41도의 극한 날씨에서 옥수수 1000개를 수확해야하는 상황에도 호기롭게 밭으로 향했다. 그 호기로움은 곧 금방이라도 버럭할 것 같은 표정으로 변했지만, 수확부터 포장, 운반까지 마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이러한 ‘버럭이’ 면모 뒤에는 숨겨졌던 허당 매력이 있었다. 이날 이선균은 점심에 이어 저녁 시간에도 요리를 담당했다. 메뉴는 김치찌개. 이번에도 역시 자신 있는 표정으로 요리를 시작한 그는 일사천리로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성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었다. 간은 완벽하지만 어딘가 밍밍하다는 것.
결국 그는 제작진 몰래 손을 터는 척 찌개에 MSG를 첨가했고, 이를 지켜보던 제작진이 “이제 맛이 달라지겠네요”라고 말하자 잔뜩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으로 폭소케 했다. 버럭하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이 ‘허당 선생’ 이선균만이 남았다.
이처럼 이선균은 게스트라기보다 멤버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방송 내내 티격태격하던 김광규에 대해서도 “코드가 맞는 것 같다. 형을 보면 편하다”라며 금세 친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보다 위화감 없이 정선에 적응하는 게스트는 없을 터. 이날은 맛깔나는 먹방과 함께 멤버들끼리의 끈끈한 우정이 더해진 방송이었다.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가장 어렵게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삼시세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