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을 벗어주세요." 요즘 주말마다 시청자들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복면 속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기 바쁘다. 깜짝 놀랄 반전과 주인공 공개 후 느끼게 되는 감동, 바로 반전과 맞히는 재미가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 인기 있는 이유다.
명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인기 예능으로 자리 잡은 '복면가왕'은 시청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가수들에게도 매력적인 방송이다. 특히 오랫동안 대중에게 잊혔던 가수나 아이돌에겐 이른바 '복면가왕' 효과가 꽤 톡톡히 작용한다. 노래 대신 외모, 춤, 이미지로 평가받았던 가수들이 진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인 것이다.
아이돌의 경우 얼굴을 가리고(정체를 숨기고) 노래한다는 점에게 흔히 말하는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오로지 노래로만 승부를 볼 수 있게 됐다. EXID 솔지부터 B1A4 산들, 비투비 육성재, 블락비 태일, 여자친구 유주까지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이슈를 만들고 특히 실력을 인정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았던 가수들도 프로그램을 통해 존재감을 알리는데 성공하는 모습이다.
'복면가왕'으로 10대뿐만 아니라 폭넓게 인지도를 올린 B1A4의 산들은 이 프로그램을 "고마운 무대"라고 말했다. 그는 "'복면가왕' 출연 후 알아보는 분들이 다양해졌고, 내 노래에 대한 좋은 평가를 얻어서 행복하다"라며 "'복면가왕'은 목소리만으로 사람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나에 관한 온갖 편견을 벗을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무대다"라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복면가왕' 효과를 보려는 가수들이 상당하다. 이름을 알리고 싶은 신인 가수부터 오랜 공백을 가졌던 이들, 혹은 실력으로만 평가받고 싶어 하는 아이돌까지 가수들 사이에서 상당히 '핫'한 프로그램이다. 컴백 전 이슈메이킹을 위해서도 안성맞춤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 가수들뿐만 아니라 노래 잘하는 배우와 개그맨 등 연예계 종사자들의 출연이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다방면에서 출연 문의가 쇄도하기 있다. 이미 상당히 많은 출연자들이 정해진 상태라 경쟁이 치열하다고 알려졌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은 만큼 효과가 좋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빨리 줄서고 대기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복면가왕'의 연출을 맡고 있는 민철기 PD는 섭외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를 보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기준은 바로 노래를 잘하는 것.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의외성을 가진 인물을 찾고 있다. "답을 맞히는 재미와 복면 벗었을 때의 놀람을 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목소리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출연자 섭외가 중요한 것.
민 PD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가수나 연기자, 다양한 분들을 찾고 있다. 물론 아이돌 가수들도 나올 수 있다"라며 "굳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를 부각시키겠다는 것은 아닌데, 그만큼 사회에서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잘하는 가수들이 많기 때문에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게 깨지면서 효과가 커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seon@osen.co.kr
OSEN DB,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