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드라마 ‘용팔이’에는 히든카드가 있었다. 바로 황 간호사 역의 배우 배해선이다. 마치 혜성처럼 브라운관에 나타난 그는 그간 공중파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극단적인 집착과 이상행동으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황 간호사의 분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알려지자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자자하다.
배해선은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서 자신이 간호하는 영애 여진(김태희 분)에게 광적인 집착과 애증을 가지고 있는 황 간호사 역을 맡았다. 단아해 보이는 외모 뒤에 숨겨진 싸늘한 표정과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보는 이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특히 잠들어있는 여진의 뺨을 내려쳤다가도 금세 웃는 표정으로 “계집애 삐쳤어? 예쁘게 해줄게”라며 머리를 빗겨주고 손수 화장까지 시켜주는 모습은 공포 영화를 보는 듯 섬뜩했다. 여진을 보살피는 황 간호사의 모습이 마치 인형 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 이 외에도 여진이 누워있는 침대 앞에서 우아하게 송아지 스테이크를 썰어먹다가 와인병을 던져 깨뜨리는 등 그의 광기어린 행동은 계속 됐다.
이러한 그의 광기는 지난 6회에서 폭발했다. 병원장이 여진을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메스로 그의 배를 수차례 찌른 것. 특히 “니들이 감히 내 아기를 죽여? 내가 니들부터 다 죽여버릴거야”라며 여진을 ‘내 아기’라고 칭하는 모습에서 황 간호사가 여진을 자신을 소유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왜 황 간호사가 저렇게 됐을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터. 이에 대한 답은 황 간호사를 연기한 배해선에게 직접 얻을 수 있었다. 그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원래는 황 간호사가 스토리가 있다. 드라마 상에서는 그려지지 않았지만, 내가 처음에 들었을 때는 황 간호사가 여진이 집에 상주했던 전담 간호사였다. 어찌 보면 어렸을 때부터 여진이를 봐오고 그 나름의 삶이 있었는데 방송에서는 그런 부분이 배제됐다”라고 밝혔다. 워낙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용팔이’의 전개 때문에 황 간호사가 이렇게까지 변하게 된 실마리가 드러나지 않은 것.
또한 그는 “사실은 황 간호사가 여진에 대한 왜곡된 애정으로 삐뚤어졌고, 여진이가 누리는 모든 것들을 질투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역시 여진이를 인형처럼 자기의 것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크다”라며 여진을 향한 황 간호사의 속내를 설명했다.
황 간호사는 적은 분량으로도 시선을 확 당기는 존재감으로 ‘용팔이’에서 빠질 수 없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병원장을 메스로 찌르는 범죄를 저지른 탓에 감옥행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이에 대해 배해선은 “앞으로 8회 한 신 남았다. 스태프들도 다들 아쉬워하시더라. 이제 막 이야기를 펼칠 것 같은데 떠나니까 그런 것 같다”라며 “오래 나오면 좋을 텐데 저도 아쉽다. 무엇보다 태현이(주원 분)한테 여진이를 맡기고 가는 게 가장 걱정이다”라며 가까워진 하차에 대한 아쉬움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황 간호사는 오는 27일 방송되는 8회에서 하차하게 된다. 그간 잠들어 있는 여진을 향한 이상행동, 자신을 방해하는 태현과의 팽팽한 기싸움 등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황 간호사의 하차 소식에 시청자들 또한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광기가 드라마의 전개를 더욱 쫄깃하고 흥미롭게 만들었기 때문.
과연 하차를 앞둔 황간호사의 숨겨진 이야기가 밝혀질 수 있을지, 또는 역대급 악역 캐릭터를 보여줬던 그가 어떤 모습으로 사라지게 될지 앞으로의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용팔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