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 5번째 가요제 방송을 마쳤다. 언제나처럼 가요 시장을 어지럽힌다는 따가운 시선, 역대 최다 관객이 몰린 만큼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 공연 후 관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문제 등 시끄러운 일들이 있었다. 큰 인기만큼이나 높은 관심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가요제 외부 잡음이 많았지만, 내부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가요제를 꾸민 가수들의 무대는 감동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무한도전’ 가요제 본공연이 지난 22일 방송됐다. 10주년 대기획 중 하나인 가요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키점프 경기장에서 열렸다. 관객이 찾아가기 쉬운 수도권이 아닌 강원도, 교통편이 불편한 외진 곳이라는 점에서 일부 시청자들의 볼멘소리도 있었다. 더욱이 평창군이 안전 대비를 위한 공문서가 미리 공개되면서 8만 명이 모일 수 있다는 예측이 생기며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허나 제작진은 최대 인원이 8만 명이 아니라고 해명했고, 안전 문제는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창으로 선정한 이유는 예상대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 고조를 위한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만큼 숨만 쉬어도 큰 바람이 발생했다. 가요제 참가 가수부터 노래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더운 날씨에도 굳이 평창까지 가겠다는 열혈 시청자들이 넘치면서 가요제 이틀 전부터 줄을 선 이들이 생길 정도였다.
가요제가 제작진의 만반의 준비 하에 안전 사고 없이 끝이 났다. 허나 이번에는 관객이 남기고 간 쓰레기가 문제였다.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에 대한 질타가 인터넷에 가득했다. 제작진이 청소 용역 업체를 고용해 쓰레기를 다 치웠다는 알림 글을 공식 트위터에 올릴 정도였다. 가요제마다 가요 시장을 어지럽힌다는 억지 혹은 항변 역시 이번에도 있었다. 그야말로 시작부터 끝까지 누군가에게는 논란이고 누군가에게는 트집이 발생하며 시끄러웠다.
이 가운데 뚜껑이 열린 가요제는 화려한 즐거움과 뭉클한 감동이 적절히 어우러졌다. 광희·지드래곤·태양(황태지)의 ‘맙소사’, 박명수·아이유(이유 갓지(God-G) 않은 이유)의 ‘레옹’, 하하·자이언티(으뜨거따시)의 ‘$ponsor’ 무대가 있었다. 정준하·윤상(상주나)의 ‘마이 라이프(My life)’, 유재석·박진영(댄싱 게놈)의 ‘아임 쏘 섹시(I’m so sexy)’, 정형돈·밴드 혁오의 ‘멋진 헛간’으로 꾸려졌다. 특히 시청자가 꼽은 역대 가요제 최고의 노래인 3곡의 특별 무대가 펼쳐졌다.
4년 전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 노래였던 박명수와 지드래곤의 ‘바람 났어’ 공연이 있었다. 박봄 대신에 아이유가 무대에 올랐다. 아이유와 함께 한 ‘바람 났어’는 여름 인기 노래답게 흥겨웠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의 노래였던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 무대도 펼쳐졌다. 2011년 유재석과 이적의 ‘말하는대로’가 시청자가 뽑아준 최고의 노래 1위였다. 청춘에게 위로를 하는 이 곡은 다시 한 번 감동을 선사했다.
축제답게 흥이 넘쳤고, 50일간의 혼이 곁든 노력을 한 가수들과 멤버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뭉클했다. 관객 모두 즐길 수 있는 국민 축제, 그리고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시청자 역시 흥겨울 수 있는 무대였다. 누군가는 처음 가요제를 치른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와 달리 소박한 즐거움이 없다고 아쉬워하겠지만, 더 이상 소소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지났다.
덩치가 커진 ‘무한도전’이 만들어가는 국민 축제는 지친 일상을 잊게 하는 고마운 시간이 됐다. 어디 가서 이렇게 화려한 공연을 공짜로 보겠는가. 이들이 의도했든 아니든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가요제는 끝났고, 언제나처럼 시청자들은 이들의 무대에 열광했다. 이게 바로 국민 예능이 벌이는 국민 축제다. /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