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오 나의 귀신님'은 드라마 하나로 많은 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새삼 확인케 해준 작품이었다. 7월 3일부터 8월 22일까지 8주간 총 16회로 차곡차곡 안방극장에 펼쳐진 '오 나의 귀신님'은 시청자를 수시로 웃고, 울고, 걱정되고, 설레게 만들었다.
시작이 순탄치는 않았다. 여주인공이 귀신에 빙의되는 소재라는 게 로맨스 드라마를 접하는 시청자들에게 익숙치 않았을 뿐더러, '오 나의 귀신님'이라는 타이틀 역시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일본 만화 '오 나의 여신님'을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 더욱이 앞서 방송됐던 '구여친클럽'은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무려 4회를 줄이는 조기종영 사태까지 맞아 tvN 금토극 위기론까지 몰아치고 있던 때다.
이 우려를 씻어내는 데는 첫 주 방송이면 충분했다. 앞서 '고교처세왕'으로 확실한 합을 맞췄던 유제원 감독과 양희승 작가는 또 다시 의기투합해, '고교처세왕'의 성공이 단순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잘 써진 대본과 그걸 화면으로 옮겨내는 연출은 박보영, 조정석, 김슬기, 임주환 등의 주연배우는 물론이요, 이들을 겹겹이 둘러싼 조연배우들 모두가 '연기구멍' 하나 없는 연기로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2.65%(닐슨코리아)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회를 거듭할수록 치솟더니, 방송 2주만에 3%를 넘기고, 6주만에 4%를 넘겼다. 결국 7주차에는 5%대에 진입해 14회(8월15일)에는 5.45%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인기리 방영됐던 '미생' 이후 8개월말에 일궈낸 tvN의 수확이었다.
뿐만 아니다. '응답하라 1994'(10.43%), '미생'(8.24%)에 이어 역대 케이블 드라마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쾌거도 이뤘다. '응답하라 1997'(5.11%)과 '응급남녀'(5.08%), '나쁜녀석들'(4.13%)이 그 뒤를 이어 4~6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청률 외에도 출연 배우들의 인기 및 인지도, 호감도 등이 치솟았고, 어딜가도 '오 나의 귀신님'의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에 오르내렸다. 앞서 간담회에서 취재진을 만난 조정석 역시 "요즘 너무 행복하다. 좋은 작가와 배우, 스태프들이 같이 해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 주위에 '드라마를 잘 안 보는데 너무 재밌게 본다'는 지인이 많다. 그런 게 많을수록 굉장히 좋다"고 체감 인기를 전하기도 했다.
남녀 시청자 모두를 설레게 만든 박보영 역시 당시 '오 나의 귀신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던 터. 박보영은 "드라마를 오랜만에 하면서 많은 걱정을 했는데 너무 좋은 배우, 스태프가 많아서 좋은 환경에서 하고보니 기우였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촬영하러 가는 아침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낀다. (이런 감정을) 매일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행복하다"고 중간 소감을 전했다.
배우들은 '제작진 덕분', 제작진은 '배우빨'이라며 서로에게 드라마 성공의 공을 양보하던 모습이 자연스레 기분 좋은 촬영장을 만들어냈고, 이같은 현장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훌륭한 배우들을 통해 안방극장까지 전달돼 지금의 '오 나의 귀신님'을 만들어낸 듯하다. 어쨌든 확실한 건, 이번 여름이 '오 나의 귀신님' 덕분에 참 행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아닐까.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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